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승한 에너지가격으로 유럽에 있는 제조기업들은 현재 극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에너지 소비가 많은 철강·화학·배터리와 같은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아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미국이 8월 발표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유럽 기업들이 미국으로의 이전을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자국에서 생산하는 재생에너지에 큰 인센티브를 주는 미국 법안과 활발한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로 비즈니스의 매력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의 급격한 변동과 지속적인 공급망 문제가 유럽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장 큰 문제는 높은 천연가스 가격이 언제까지 지속되는가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미국, 카타르 등 천연가스 생산국들이 유럽에서 러시아산 가스 공급 중단의 공백을 메우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2024년까지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말한다. 장기간 지속되는 높은 천연가스 가격은 유럽의 제조업 전체에 영구적인 타격을 줄 확률이 높다.
분석가와 투자자들은 유럽이 여전히 첨단 제조업에서 훌륭한 시장과 숙련된 노동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업들은 만약 유럽이 빠르게 에너지 가격 정상화를 할 수 없다면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내화물 기업 RHI 마그네시타 NV는 유럽 공장에서 약 800만유로(약 111억원)을 공장을 돌리는 에너지 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판 보르가스 RHI 마그네시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미국 이전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미 네덜란드 화학기업 OCI는 유럽 내 암모니아 생산을 줄이고 대신 미 텍사스 암모니아공장을 확장하고 있다.
덴마크 귀금속 기업 판도라와 독일 폭스바겐도 미국 사업 확장을 발표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