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상에서 지인들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고 의견도 교환할 수 있는 최초의 본격 쌍방향 소통 플랫폼이란 점에서 큰 인기를 누려왔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초창기부터 제기됐었다.
그러나 추측이나 심증만 있었을뿐 이같은 가설을 뒷받침할만한 실증적인 연구는 없었는데 이스라엘, 이탈리아, 미국 학자들이 공동으로 페이스북이 사용자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문제를 연구한 결과가 최근 나왔다.
연구의 결론은 직접적인 상관 관계가 있다는 것.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크게 감소할 수 있는 최악의 악재를 만난 셈이다.
◇페이스북 이용한 대학생들, 비이용자들에 없는 우울‧불안 장애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연구를 진행한 주인공은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의 로이 레비 교수, 이탈리아 보코니대의 루카 브라기에리 교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알렉세이 마카린 교수.
이들이 파악한 결과의 핵심은 페이스북을 평소에 이용한 대학생들과 페이스북 계정이 없는 대학생들을 비교한 결과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우울증을 겪은 경우는 7%, 불안 장애를 겪는 경우는 무려 2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소셜미디어가 사용자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힌 연구 결과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번 연구가 기존 연구들과 다른 점은 직접적인 상관 관계가 있음을 밝혀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나와 남 비교하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져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번 연구를 주도한 로이 레비 텔아비브대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젊은층에서 불안감과 우울감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은 페이스북을 이용한 것이 결국 자신의 처지를 남들과 비교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레비 교수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모두 인정하지만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남들의 게시물을 보는 행위는 질시하고 시기하는 감정을 유발하기 십상”이라면서 “문제는 온라인에서 접한 내용과 실제 현실 사이에는 차이가 있게 마련인데 이 점을 잘 인식하지 못하면서 스스로 정신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낳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부터 16~18년전 상황에서는 소셜미디어가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더욱 이같은 문제가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카린 MIT 교수는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정신 건강에 부정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에 노출되는 정도가 커질수록 그로 인한 정신건강 측면의 부작용도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는 “페이스북의 출현을 계기로 미국 대학생들의 정신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정신 건겅만 악화되는 것으로 그친게 아니라 학업 성적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적했다.
마카린 교수는 특히 “페이스북이 자신과 남을 비교하는 수단으로 잘못 인식되고 사용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브라기에리 보코니대 교수는 “미국의 젊은 성인들의 정신 건강은 최근 15년간 눈에 띄게 악화일로를 걸어왔다”면서 “우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시기는 소설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진 시기와 겹친다는 점에서 둘의 상관관계는 상당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