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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출근제 복귀’ 준비 없이 강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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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출근제 복귀’ 준비 없이 강행 논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재택근무제를 사실상 폐지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원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강도 높은 지시를 내린지 세달이 지났다.

머스크 CEO는 회사로 출근하는 것이 싫으면 회사를 떠나라는 경고까지 덧붙였기 때문에 테슬라 직원들이 과연 얼마나 그의 지시에 순응할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그러나 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머스크의 완전한 출근제 복귀 지시가 별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2년 이상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제가 확대되면서 크게 줄어든 사무실 공간을 비롯한 근무 환경을 출근제에 맞춰 충분히 정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머스크가 성급히 지시를 내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출근하고 싶어도 출근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직원들로부터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머스크 지시 후 간부들에게 새로 주어진 업무


CNBC에 따르면 머스크의 출근제 복귀 지시 후 전에 없었던 일이 테슬라 사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간부들에게 직원들의 출근 여부를 매일같이 점검하는 업무가 새로이 부여됐다는 것. 회사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테슬라 간부들은 출근자와 결근자 등을 자세히 파악한 뒤 주단위로 머스크 CEO에게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이 얼마나 지시를 잘 따르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의 모든 직원이 회사로 출근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예를 들어 이달초 기준으로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의 약 8분의 1이 평일날 결근을 한 것으로 나타났고 테슬라 전체적으로는 10분의 1 정도가 결근한 것으로 집계됐다.

CNBC는 “지난 3월 이후를 기준으로 볼 때 머스크 CEO가 지시를 내리기 전의 결근율과 지시를 내린 후의 결근율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출근제 복귀 지시가 업무 현장에서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무실 집기, 회의실 부족 등 사전 준비 부실 논란


머스크 CEO의 사무실 출근 지시가 제대로 통하지 않고 있다면 그 이유는 뭘까. 직원들이 호응하지 않아서일까.

CNBC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테슬라 경영진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에 대비한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테슬라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에서 일하는 직원들에 대해 최소한 주 3일 출근할 것을 지시했으나 책상과 의자는 물론이고 전원케이블 같은 기본적인 사무집기가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주차장까지 부족한 문제 때문에 직원들로부터 ‘일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추지 않고 출근부터 하라고 한 것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는 것.

일부 사무실에서는 출근자들이 한꺼번에 몰리자 회의실이 모자라 어려움을 겪고 실내가 혼잡하다보니 밖으로 나가 통화하는 경우도 많았다는게 테슬라 직원들의 전언이다.

머스크 CEO가 지나치게 예외를 두지 않는 강도 높은 출근 지침을 내린 바람에 직원들을 감독하는 간부들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근로 의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머스크가 지시한 내용은 모든 임직원이 적어도 주당 40시간은 반드시 회사로 나와 일하라는 것.

재택근무가 가능하던 시절에는 테슬라 간부들이 업무의 특성이나 부서별 사정, 직원들의 능력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일을 시키는 문화였으나 머스크의 지시가 떨어진 뒤에는 간부들 입장에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가 사라지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근로 의욕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