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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막대한 수익 불구 세금 쥐꼬리만큼 납부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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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막대한 수익 불구 세금 쥐꼬리만큼 납부해 '논란'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사진=로이터
일본의 복합IT 대기업 소프트뱅크 그룹이 수년간 막대한 이익을 냈음에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일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현지 언론조사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그룹은 2007년 3월 이후 15년 동안 일본에서 4차례 법인세를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액은 약 170억엔(약 1657억원)으로, 이 기간 동안 벌어들인 세전 이익 6조6000억엔(약 64조원)의 약 0.25%였다. 일본의 현재 법인세율은 23.2%이지만 전문가들은 업종별로 요율이 다르고 소프트뱅크처럼 배당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지주회사의 경우 낮은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 그룹의 법인세가 제로였던 11년은 2021년 3월 일본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5조엔(약 48조원)의 연결 순이익을 신고한 것을 포함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그룹의 비정상적으로 낮은 세금은 이전 기업들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사항으로 전문가들은 세법에 따른 국내외 자회사의 배당으로 수입을 가져가는 투자지주회사의 사업모델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금이 적은 원인


소프트뱅크 그룹의 낮은 세금에 대하여 도쿄지방국세국 관계자들은 세금 신고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거의 매년 세무조사를 실시해 왔으며, 심지어 서류를 확인하기 위해 한 번에 런던으로 날아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법적으로 세금을 거의 내지 않고 있는 소프트뱅크 그룹을 제재하기 위해 지난 2020년 조세 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가 수십억 달러의 세금 절감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는 특정 유형의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소프트뱅크 세금 규칙으로 알려진 새로운 규칙을 도입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 소프트뱅크의 법인세는 일본 기업의 사상 최고 수익을 보고한 후 제로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큰 이익에 대한 낮은 세금 사이의 큰 차이는 기업들이 세금 납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세금 정보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대중의 관심을 피해왔으며 소프트뱅크 그룹 관계자는 “증권 보고서에 법인세 항목 외에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은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 공개할 필요가 없다. 상장기업의 재무제표에는 법인세에 대한 정보가 일부 포함되어 있지만, 그 수치는 재무회계 기준에 근거한 것이다. 세무회계에 기초한 별도의 과정은 기업이 궁극적으로 납부하는 세액을 계산하며 국세청에 접수된 납세신고서에 포함된 세부내용은 공개되지 않는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소프트뱅크 그룹측은 적절한 세금 공시를 하고 있다며 지난달 29일, 소프트뱅크는 웹사이트에 세금 정책을 공개했다. 공개한 내용에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적절한 세금 납부와 세금 비용의 최적화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법과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세금을 줄이기 위한 소프트뱅크의 노력


소프트뱅크 그룹도 합법적으로 세금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 그룹의 실제 조세 의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연차보고서에 발표된 소득세 항목으로 조세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여러 해 그대로 유지될 경우 납입자본금액 등 요인에 따라 결정되는 지방세만 부과되고 소득에 따라 증감하는 법인세는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소프트뱅크 그룹의 경우, 그 수치는 지난 15년 중 13년 동안 동일한 500만엔(약 4800만원)이었으며 2020년 이 항목이 500만엔으로 고정되자 법인세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2021년 1조 6,200억엔(약 15조8000억원)의 영업 수익을 창출했다.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암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소프트뱅크 그룹 캐피털 리미티드라는 영국 자회사로부터 거의 모든 것이 배당 수입에서 나왔다. 일본 세법에 따르면 소유권이 25% 이상인 외국법인의 배당소득 95%를 비과세하고, 소유권이 3분의 1 이상인 국내법인의 배당소득은 거의 모두 비과세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과세 소득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뿐 아니라 미래 소득을 상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세금 감면도 많이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3월 기준으로 3조4000억엔(약 33조원)의 세금감면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지주사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이익에 대한 각국의 조세정책


각 국가들은 다국적 기업들이 세금에 대해 좀 더 투명해지도록 압박하고 있다. 호주는 기업들이 세금 납부에 대해 자발적으로 공개하기 위해 따르는 일련의 지침인 세금 투명성 코드를 가지고 있으며 영국 정부는 대기업들이 세금 계획의 개요를 설명하기 위해 세금 전략 문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한다. 아울러 유럽연합 의원들은 다국적 기업들이 세금을 내는 곳을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에 합의했다.

카토 라이트스트림 리서치 분석가는 소프트뱅크 그룹뿐만 아니라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세금 비용을 낮추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오랜 시간 동안 문제가 돼왔고 세계 각국 정부는 허점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가운데 소프트뱅크 그룹은 2분기 3조1627억엔(약 30조5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것으로 알려졌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reak6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