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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發 핵재앙 위험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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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發 핵재앙 위험 고조

우크리아나 동남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에 위치한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러시아군 소속 위병이 지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우크리아나 동남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에 위치한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러시아군 소속 위병이 지키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기약 없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가 핵재앙을 초래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유럽 최대 규모이자 세계에서 9번째로 발전량이 많은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어 언제 어떻게 대규모 사고가 터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나라에 위치하고 있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같은 국제기구도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체르노빌 원전 폭발과 같은 참사가 재연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이 러시아가 침공해 벌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의 뇌관,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시한폭탄으로 부상해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포격은 핵 테러”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7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로켓포 공격으로 자포리자 원전이 심각한 위험에 빠졌다며 국제사회가 개입해줄 것을 이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너고아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위치한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포격은 전날 저녁 이뤄졌으며 사용후 핵연료를 저장하는 금속 캐스크 174개가 몰려 있는 시설 인근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포격으로 원전 건물의 일부 창문이 부서지고 직원 한명이 병원에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고아톰은 “사용후 핵연료 처리 시설 바로 부근에 포탄이 떨어진 것을 보면 이 시설을 목표로 포격이 가해진 것이 명백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포격 사실을 부인하며 우크라이나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자포리자 원전에 인접한 니코폴을 겨냥해 연일 미사일 공격을 퍼붓고 있는 러시아 측의 실수로 미사일이 자포리자 원전에 떨어졌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젤레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이 문제에 관해 통화한 사실을 전하면서 앞선 포격을 ‘핵 테러’로 규정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 원전업계에 대한 제재에 국제사회가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로시 IAEA 사무총장 “걷잡을 수 없는 상황” 대표단 시찰 허용 촉구


우크라이나의 주요 원자력 발전소 위치. 동남부 지역에 위치한 것이 자포리자 원전이다. 사진=CNN이미지 확대보기
우크라이나의 주요 원자력 발전소 위치. 동남부 지역에 위치한 것이 자포리자 원전이다. 사진=CNN


앞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도 지난 2일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는 자포리자 원전이 “러시아군의 손에 지난 3월 들어간 이후 한동안 큰 문제가 없었으며 최근 들어 갈수록 위험한 상황이 펼쳐지면서 현재는 완전히 통제 불능한 상황”이라며 IAEA 대표단이 자포리자 원전의 현 상태를 살필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에 호소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원전 안전과 관련한 모든 수칙이 자포리자 원전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자포리자 원전이 지극히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포리자 원전 자체는 러시아군이 통제하고 있지만 실제로 원전은 우크라이나인 직원들이 운영하고 있어 매우 역설적인 상황”이라면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인들 사이의 마찰은 물론 러시아군이 폭력을 자행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IAEA는 이 원전에서 일하는 일부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IAEA 대표단이 자포리자 원전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원전에 대한 포격을 중단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IAEA 대표단의 시찰을 허용해줄 것을 재차 촉구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