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해협 사실상 봉쇄, 반도체칩 등 공급난 악화 가능성

4일(현지시간) 영국 해상 운송 컨설팅업체 베슬스 밸류(Vessels Value)에 따르면 현재 대만 영해에 256척에 달하는 컨테이너 선박이 머물러 있고, 중국이 군사훈련을 하는 4~7일 사이에 추가로 60척가량의 선박이 입항할 예정이다. 대만 주변에서 교역로가 차단되면 글로벌 물류 이동뿐 아니라 안보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대만 해협에서 물류 지연은 글로벌 공급난이 다시 악화하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공급망 병목 현상이 심화하면 이것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압박할 수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등으로 인해 공급난에 시달려왔다.
특히 대만 해협이 막히면 반도체 수급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CNN이 전했다. 대만은 세계 반도체 생산의 중심 국가이다. 대만의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총수입은 570억 달러에 달했다. 애플의 아이폰, 퀄컴의 스마트폰 칩, AMD 컴퓨터에 모두 TSMC의 반도체 칩이 사용된다. TSMC의 칩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이 칩의 글로벌 유통망이 가동되지 않으면 글로벌 기술 공급망 체계가 붕괴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5일로 예정된 대만 직항편 운항 스케줄을 취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6∼7일 항공편의 운항 여부는 하루 전 상황을 봐서 다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상공을 통과하던 국내외 항공기들은 일본 오키나와나 중국 내륙 항로로 우회하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훈련 첫날 항공기 총 650대가 영향을 받았다}면서 “훈련이 시행되는 3일 동안 최소 1,950대가 노선 변경 등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6개 구역을 설정해 진행하는 '중요 군사훈련 및 실탄 사격' 훈련에 돌입했다. 중국군은 4일 대만의 동서남북 사방에 장거리포와 미사일을 집중적으로 발사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대만 북부, 남부, 동부 주변 해역에 총 11발의 둥펑(東風·DF) 계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발사한 11발의 탄도 미사일 중 5발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쪽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돼 일본 정부가 중국 측에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