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러시아 경제는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푸틴의 거짓말에 대한 진실

공유
3

[초점] 러시아 경제는 사실상 무너지고 있다…푸틴의 거짓말에 대한 진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러시아가 에너지와 식량 등 원자재 수출 강국이기 때문에 지금 서방 국가들이 가하고 있는 경제제재가 효과가 없다는 정보가 마치 진실인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들은 대부분 상당한 정보가 왜곡되고 오도된 것으로 실제로 러시아의 경제는 서방 국가들의 경제제재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걸 감추는 거짓말에 가깝다.
러시아가 이전부터 경제 제재를 받을 것을 준비해 왔고 버티기에 적합한 사회·경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러시아의 민생 경제는 현재 파탄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올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은 10%가량 역(逆)성장할 전망이며 러시아 최대은행 스베르방크의 게르만 그레프 대표는 "러시아 경제가 2021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10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유럽 대신 아시아에 천연가스와 석유를 팔고 있으며 이번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러시아가 엄청난 흑자를 얻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는 사실이 아니거나 필수적인 정보를 여러 가지 뺀 가공된 데이터다. 실제 러시아는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제재와 자발적인 기업 철수는 러시아에 대한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중이다.

푸틴이 가장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가 유럽 대신 아시아에 가스 수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제재의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이건 서방 국가들의 입장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고 있는 주장 중 하나다. 러시아는 유럽 대신 아시아 지역에 러시가의 천연가스를 팔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러시아가 그럴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천연가스는 공정을 통해 액화 천연가스로 변환해야만 선박으로 운송할 수 있다. 러시아는 자국이 생산하는 천연가스 물량의 10% 미만만을 액화 천연가스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러시아는 이미 생산하는 가스의 10%를 액화천연가스로 변환해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이는 이미 러시아의 액화천연가스 생산량의 한계치다. 결국 러시아 천연가스의 유일한 수출로는 가스 파이프가 연결된 유럽밖에 없다.

러시아가 유럽 대신 아시아에 천연가스를 팔 수 있다는 말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현재 건설되고 있는 아시아로 향하는 가스 파이프라인은 건설 되기까지 몇 년이 더 필요하고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과연 러시아가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든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현재 서방 국가 대신 아시아 지역에 석유를 팔고 있다고 알고 있다. 이 말은 사실이다. 실제로 중국과 인도의 러시아 원유 수입은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석유 수출은 지졍학적 문제를 반영한다. 러시아의 석유를 사는 모든 구매자들은 러시아가 미국이나 유럽에 석유를 팔 수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는 석유를 팔 수 있지만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이들 구매자들은 러시아의 석유를 살 때 전례 없는 배럴당 35% 할인된 가격으로 석유를 구매하고 있다.

또 러시아의 유조선이 아시아 지역으로 석유를 운송하는데 평균 35일이 걸리는 반면 러시아 유조선이 유럽 지역으로 석유를 운송하면 평균 2-7일이 걸리게 된다. 러시아가 아시아 지역에 원유를 판매하면 마진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다. 러시아는 원래 주요 석유 수출국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생산국에 속하는데 이러한 추가 비용이 더 나가게 되면 러시아의 원유 수출의 문제점은 점점 더 커지게 된다.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러시아가 올해 대규모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러시아 재무장관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GDP의 2%에 해당하는 재정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또 현재 러시아의 경제는 국가의 강력한 경제 및 통화 개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정상적인 경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 러시아 국민은 외국 통화를 인출하거나 환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선전 화두 중 하나인 루블화 가치 상승 및 절상도 진실이라고 보긴 힘들다. 현재 루블화 가격은 전례없는 엄격한 자본 통제를 인위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러시아 시민이 합법적으로 달러를 구매하거나 달러 예금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루블화 가치는 정당한 환율이 아닌 수치에 가깝다. 실제로 러시아 암시장에서 달러가 공식 환율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보도가 언론에 나온 적 있다. 현재 루블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보다 현저히 낮은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 국내 소비가 전쟁 전만큼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정보도 사실이 아니다. 러시아 공식 발표와는 상관없이 러시아의 소비자 구매는 20%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외국에서 수입하는 품목은 40-60%까지 가격이 급등했으며 러시아 내에서 생산하는 물품은 반대로 가격이 하락해 디플레이션 위험이 제기됐다. 특히 러시아 GDP의 40%를 차지하던 10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거나 투자 축소를 밝혀 러시아에 대량의 양질의 일자리 감소와 임금 감소를 일으켰다.

이러한 양질 일자리의 축소는 러시아 인재의 대량 유출을 유발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에서 최소 50만명의 고학력 인재가 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의 경제가 멀쩡하거나 반등한다는 주장은 현실이 아니다. 어떤 척도와 기준으로 봐도 러시아 경제는 휘청이는 중이며 제재의 효과는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