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공급 확대와 이란 핵무기 저지 그리고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 등에 합의했다. 국제 에너지 시장을 안정화하고, 중동 지역 안보를 강화하면서 중국의 기술 지배력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그중에서도 역시 주요 관심사는 사우디의 원유 증산 합의이다. 구체적인 규모나 시기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뉴욕증시에서는 50% 추가 증산 합의 설이 나돌고 있다.
사우디 해변도시 제다에서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회담을 마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사우디는 상호 이익을 증진시키고, 더욱 평화롭고 번영하며 안정된 중동 지역 발전을 위해 향후 수십년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 세계를 강타한 ‘에너지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백악관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세계 석유 시장의 균형을 지원하겠다는 사우디의 약속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기후 대응 및 에너지 전환을 위해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하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 문제를 정기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사우디로부터 증산 약속을 받아냈다. 다만 사우디가 향후 석유 생산량을 얼마나 늘릴지는 양측 모두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올 가을 생산량에 대한 세부사항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과의 더 큰 협정의 일환으로 8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사우디가 증산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사우디아라비아와 국제유가 급등 상황의 긴급성을 공유했다"면서" 오늘 회담에 근거해 앞으로 몇 주 내에 원유 증산에 관해 추가적인 진전사항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밝혔다. 백악관은 이와관련해 긴급 브리핑에서 설명자료를 내고 "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 달과 다음달 예정된 추가 증산 물량의 50%를 더 늘리기로 한 결정을 환영한다" 고 밝혔다. 원유의 구체적인 증산 물량과 시기는 사우디가 이끄는 석유수출기구, 오펙 국가들과 추가 협의를 거친 뒤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이날 ""미국과 우리는 에너지, 청정 기술, 제조업 선진화, 의료, 관광 등에 있어 핵심 합의들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유가와 휘발유 기름값등이 치솟으며 물가에 비상이 걸린 바이든 정부로선 일단 석유 증산을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또 걸프 국가 정상들을 만나 중동 내 미국의 영향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 참석해 "다. 미국은 중동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중동에 생긴 공백을 중국, 러시아 혹은 이란이 채우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적극적이고 원칙 있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지역(중동) 내 기반을 강화해 나갈 의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GCC 확대 회의와는 별개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정상과 회담하고 식량 안보·에너지 등 현안에 대해 깊게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미국은 또 중동·북아프리카 식량 안보를 위해 10억 달러(약 1조3천200억원) 상당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GCC 정상회의에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 대신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참석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현재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서방 주도의 친환경 정책 탓으로 돌렸다. 빈 살만은 회의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비현실적인 에너지 정책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며 "이는 실업률을 높이고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