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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무섭게 치솟던 美 휘발윳값, 21일 연속 하락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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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무섭게 치솟던 美 휘발윳값, 21일 연속 하락한 이유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감소로 가격 하락

미국 정유회사 필립스66의 로스앤젤레스 정유 시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정유회사 필립스66의 로스앤젤레스 정유 시설. 사진=로이터
미국의 휘발윳값이 5일(현지 시간)까지 21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이는 2020년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최장기간 하락 기록이다.

미국에서 휘발윳값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여름 휴가철 성수기 속에서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5일 미국 전국 휘발유 가격은 갤런(3.75 리터) 당 4.800 달러로 1주일 전 4.881 달러에서 다시 내려갔다. 1년 전에는 3.134 달러였다.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에 폭등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전국 휘발윳값 평균이 갤런 당 5달러를 넘었고, 캘리포니아주에는 6.40 달러에 달했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휘발윳값이 갤런 당 10달러를 돌파했었다.

휘발유 가격 하락 원인 중의 하나로 수요 감소가 꼽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41년 만에 최고치에 이른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소비를 줄이고 있고, 휘발유 소비도 2020년을 제외하면 2014년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다.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휘발유 재고량이 부족하고, 정유사가 최대로 시설을 가동하는 상황에서 휘발유는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JP모건 체이스는 미국의 휘발윳값이 갤런당 6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휘발윳값 급등으로 정치적인 위기를 맞자 미 정유사에 휘발유 가격을 낮추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바이든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정유사를 겨냥해 “당장 휘발유 가격을 낮추라”고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휘발유 가격을 책정하는 회사들에 보내는 내 메시지는 간단하다”면서 “지금은 전쟁과 전 세계적 위험이 닥친 시기로 당신들이 청구하는 가격을 낮추고, 그것도 당장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베조스 아마존 CEO는 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이구! (Ouch!), 백악관이 이런 성명을 내는 것을 보니 인플레이션이 백악관에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인가 보다”면서 “이것은 기본적으로 잘못된 방향이거나, 기본적인 시장 역학에 대해 깊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른 유류 가격을 낮추기 위해 향후 3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연방 유류세를 면제할 수 있는 입법을 미 의회에 요구했으나 의회가 이를 즉각 거부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