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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엔저, 글로벌 인플레 견딜 수 있을까"…일본 논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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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엔저, 글로벌 인플레 견딜 수 있을까"…일본 논쟁 확산

일본은행, 환율 폭락 막기 위해 채권 수익률 올릴 가능성

일본은행(BOJ) 본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은행(BOJ) 본사. 사진=로이터
최근 일본 내에서 엔화 가치 하락에 대한 논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엔저가 일본 경제에 이익이 되는지 아니면 손해가 되는지 또 이익이 된다고 할지라도 완화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엔화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구로다의 10년 동안 지속된 초완화 통화 정책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에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엔화를 매도해 통화가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높은 에너지 비용이 일본을 압박함에 따라 과연 이 정책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엔저 뿐만이 아니다. 통화 정책을 변경하면 엔화 가치가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과거 기록을 보면 스태그플레이션 기간동안은 엔화가 달러에 약세를 보이는 반면 경기침체 기간에는 엔화가 절상되는 경향이 있었다.

노무라 증권의 고토 유지로 외환 전략가는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엔화 강세로 반전될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만약 미 연준이 계속 금리를 인상하는 동안 일본중앙은행(BoJ)이 낮은 금리를 계속 유지한다면 환율이 24년 최저치를 넘어 폭락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BOJ가 통화 정책을 조정해 금리를 인상한다면 갑작스러운 통화 절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일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인하 에너지와 식량 가격 급등에 글로벌 국가들과 동일한 충격을 받았지만 일본의 5월 소비자 물가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미국과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8% 이상 치솟은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이가 임금에서 온다고 밝혔다. 코로나 이후 경제가 회복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임금을 인상한 반면 일본에서는 높은 상품가격 및 이익이 직원들의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일본의 채권 수익률 통제 조치 변화 가능성


현재 BOJ가 환율 폭락을 막기 위해 취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조치는 장기금리 제한 상한선을 높이는 것이다.

BOJ는 현재 ‘지정 오퍼레이션(지정된 가격으로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는 공개시장조작)’을 시행하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0.25% 이상으로 치솟으면 무제한으로 국채를 매입하는 조치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톰 러모스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장기금리 상한을 0.25%에서 0.50%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경제학자들은 구로다가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일본의 채권 수익률 통제를 조정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바클레이스는 일본이 9월에 통제 채권을 10년물에서 5년물로 단축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다른 증권사에서는 10년물 채권의 장기 금리 상한을 올리는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일본은행이 두 조치를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정치권에서도 일본은행에 대한 압박이 일어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시민들의 여론에 신경을 쓰는 정치인으로 만약 인플레이션과 엔저가 지속되 여론이 악화된다면 기시다 총리의 압박으로 일본이 극단적인 통화 완화 정책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총재 부임


2023년 4월에 일본은행의 새로운 총재가 부임한다. 아베노믹스와 완화 정책을 상징하는 구로다를 대신할 새로운 일본은행 총재가 선출되면 일본의 통화 정책에서 전면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구로다 이후의 총재는 연간 인플레이션 2%를 더욱 명확하게 추진하고 제로금리를 재고할 가능성이 높다.현재 총재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아마미야 마사요시 일본은행 부총재와 나카소 히로시 전 일본은행 부총재다. 이 두 후보 모두 전통적인 은행에서 성장한 인력으로 구로다를 지원해 일본은행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둘 다 비둘기 파에 가깝지만 구로다보다는 매파적으로 평가된다.

이 두 후보 중 일본은행 총재 자리를 맡게 되는 인물은 임기 중 10년간의 통화 완화 정책에서 수용 가능한 출구를 찾고 부작용을 해결해야하는 막중한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