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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자동차 월할부금 사상 첫 '700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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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자동차 월할부금 사상 첫 '700달러' 돌파


미국의 자동차 구입능력 지수 추이. 사진=콕스오토모티브/무디스애널리틱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자동차 구입능력 지수 추이. 사진=콕스오토모티브/무디스애널리틱스


미국 소비자가 자동차를 사고 매달 내는 할부금이 사상 처음으로 700만달러(약 91만원) 선을 돌파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의 여파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신차를 그만큼 덜 생산하면서 공급 자체가 줄어들어든 결과다.

반도체 수급난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적은만큼 자동차를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당분간 계속 미국 가계의 부담을 키울 전망이다.

◇지난 5월 월할부금, 역대 최고 93만원 수준


4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와 신용평가사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최근 공동으로 펴낸 ‘자동차 구입능력 지수’ 보고서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매달 내는 자동차 관련 할부금이 지난 5월 기준으로 평균 712달러(약 92만5000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구입능력 지수란 개인의 소득과 자동차 가격의 상관관계를 들여다본 것으로 새 차 한 대를 사는데 들어가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해야 하는 기간을 주단위로 계산했을 때 조사 대상자 전체의 중간값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구입능력 지수는 최근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인 끝에 지난 5월 현재 41.4주를 기록했다. 41.4주 동안 돈을 벌어야 새 차 한 대를 살 수 있다는 뜻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하면 19%나 증가한 수치다. 5월 기준 자동차 구입능력 지수를 월 할부금으로 환산하면 712달러가 나온다는 것.

차를 새로 구입한 미국인들의 월 할부금이 이같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사상 최고 자동차 할부금의 의미

미국의 신차 거래가격 추이. 사진=JD파워/울프스트리트닷컴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신차 거래가격 추이. 사진=JD파워/울프스트리트닷컴


자동차 할부금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는 것은 미국인의 살림살이가 매우 팍팍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다.

자동차 정보업체 에드먼즈의 이반 드루어리 선임연구원은 미국 공영방송 NPR과 인터뷰에서 “차는 미국인의 필수품인데 자동차 구입능력 지수가 신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미국인이 차를 새로 장만하는 일이 그만큼 어려워졌고 가계가 차 때문에 느끼는 부담이 그만큼 많이 커졌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는 콕스오토모티브 계열의 자동차 평가 전문업체 켈리블루북이 최근 내놓은 조사 결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미국의 신차 구입가격은 지난 5월 현재 평균 4만7148달러(약 6130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의 사상 최고 기록에는 못미쳤지만 거의 근사한 수준이다.

드루어리 연구원은 “신차 가격이 너무 오르다보니 시장에 고급차 말고는 다 사라진듯한 느낌마저 든다”고 주장했다.

NPR은 콕스오토모티브와 무디스애널리틱스가 집계한 사상 최고 수준의 월할부금은 자동차 보험료, 유지비, 연료비 등은 제외한 것이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값 외에 들어가는 돈까지 합하고 다시 오르기 시작한 금리까지 생각하면 요즘 차를 한 대 장만하는 것이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보통 일이 아닌 상황에 왔다는 것.

◇차 가격 오른 가장 결정적인 이유


미국의 신차 가격이 오른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들이 새 차를 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돈이 되는 고급차는 예외지만 소형 승용차를 비롯해 대다수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인 대중차의 생산을 줄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할 말은 있다.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자 크게 줄인 생산량을 줄여야 했다.

그러나 그 뒤 코로나 국면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생산량을 다시 늘리려 했으나 이미 상황은 되돌이킬 수 없게 됐다.

코로나 여파로 생산량을 줄이면서 차량용 반도체 재고도 크게 줄여놨는데 그 사이에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노트북, TV, 비디오게임 등 코로나발 사회적 거리두기로 특수를 누린 디지털 관련 제품에 반도체를 공급하는데 집중한 결과 단기간에 차량용 반도체를 확보하는 일이 거의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드루어리 연구원은 “반도체 수급난이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도 적고, 따라서 차 가격이 어느날 갑자기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하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이 상당 기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