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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곡물·에너지 가격 하락세…인플레 정점 찍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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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곡물·에너지 가격 하락세…인플레 정점 찍었나

경기 예견 지표인 구리 가격 17개월 만에 최저
美 연준, 기준금리 인상 통해 수요 감소 유도

대표적인 산업용 금속인 구리는 17개월 만에 최저치인 3.50달러 아래에서 거래됐다. 국제 원자재와 곡물, 에너지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대표적인 산업용 금속인 구리는 17개월 만에 최저치인 3.50달러 아래에서 거래됐다. 국제 원자재와 곡물, 에너지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제조업 부문의 경기를 예견하는 지표로 통하는 국제 구리 가격이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옥수수와 밀 등 곡물 가격도 일제히 내림세로 돌아섰다. 또 원유, 천연가스, 목재 등의 가격도 내려갔다. 원자재, 곡물,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을 것이라고 분석이 나왔다.

지난 6월 말로 끝난 올 2분기에 천연가스 가격은 60%까지 치솟았다가 3.9%가 오른 상태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20달러까지 올랐다가 106달러로 2분기를 마쳤다.

밀, 옥수수, 소이빈 등 곡물 가격도 올 2분기에 3월 말에 비해 하락했다. 구리 가격은 2분기에 22%, 목재 가격은 31%가 내려갔다. 그렇지만, 영국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주요 산업재 가격 지수는 올해 2분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아직 사상 최고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일부 원자재와 곡물, 에너지 가격이 내려감에 따라 향후 인플레이션 추이에 대한 전망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41년 만에 최고치에 이른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고 금리를 올리면서 수요 감소를 유도하고 있다. 일부 상품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것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있다는 증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표적 산업용 금속인 구리는 휴장 일인 4일 뉴욕상업거래소 전자거래에서 17개월 만에 최저치인 파운드당 3.50달러 아래에서 거래됐다. 구리는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도 톤당 8000달러 미만에서 거래됐다. 구리 가격은 글로벌 성장 예측 지표로 이용원자재 시장에서 ‘구리 박사’(닥터 코퍼)로 불린다.

구리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공급 차질 우려와 중국의 수요 증가 예상으로 3월에만 파운드당 5달러, 톤당 1만6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등의 제조업 위축 가능성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했다. 구리 가격이 내려가면 이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은 가전제품 자동차 관련 산업의 생산 원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생산자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

뉴욕 증시 투자자들은 원자재 가격 동향을 예의 주시한다. 뉴욕 증시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어 정유사 등에 대한 매수세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거대 정유기업 엑손모빌 주가는 올 상반기에 40%가 올랐고,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주가는 103%가 뛰었다. 비료 제조업체 모자이크는 20%가 올랐고, 곡물 거래 기업인 아처 대니얼스 미드랜드 주가는 15%가 올랐다.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이었던 에너지, 금속, 곡물 투자를 거둬들이고 있는 것도 이들 상품 가격의 하락을 부채질한 요인으로 꼽힌다. JP모건 체이스에 따르면 6월 24일에 끝난 한 주일 동안 미국 상업 선물 거래소에서 빠져나간 투자금이 150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상품 선물 시장에서 4주 연속으로 투자금이 감소했고, 올해 들어 모두 1,25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지난달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상승했고, 이는 4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PCE 물가지수는 지난 3월 6.6%로 정점을 찍은 뒤 완만한 내림세를 보인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