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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경기 침체, 과거보다 약하지만 오래 갈 수 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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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경기 침체, 과거보다 약하지만 오래 갈 수 밖에 없는 이유

과거에는 평균 8개월 지속… 이번에는 물가 잡기 어려워 더 오래갈 듯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미국이 경기 침체에 이미 빠졌거나 아니면 곧 침체기를 맞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다. 월가는 미국의 이번 경기 침체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주목한다. 이번 침체는 과거에 비해 강도가 약할 것이나 기간이 더 오래갈 것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에서 1990~1991년과 2001년 당시의 경기 침체기는 8개월가량 계속됐다. 이번에 올 경기 침체기는 기존의 8개월보다 더 오래 갈 수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41년 만에 최고치에 이른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데 통화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어 연준이 기준 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 정책을 쉽게 거둬들이지 않을 것이고, 이에 따라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로버트 덴트 노무라증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좋은 뉴스는 경기 침체의 정도가 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고, 나쁜 뉴스는 올해 4분기부터 미국 경제가 2%가량 역성장하기 시작해 이런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12번 이상 반복된 경기 침체기 당시에 미국 GDP가 평균 2.5%가량 위축됐고, 실업률은 3.8% 이상으로 올라갔으며 기업 이익은 약 15%가량 줄었다. 경기 침체 기간은 평균 10개월가량이다. 미국에서는 2분기 연속으로 국내총생산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경기 침체로 판정한다.

향후 경기 침체 양상은 인플레이션 동향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8.6%에 달한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까지 쉽게 내려가지 않으면 연준이 물가 조기 안정을 위해 공세적인 통화 정책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이 앞으로 금리 인상 폭과 속도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경기 침체의 강도와 기간이 달라진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은 금리를 너무 높고, 빠르게 올려 경기 침체를 초래할 가능성 보다는 인플레이션 통제 실패를 더 우려하고 있다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말했다. 그는 대규모 실업 사태를 피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대로 내리는 연착륙에 실패할 수 있어도 물가 안정을 통화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5일 28년 만에 처음으로 0.75%P 금리 인상을 단행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7월에 0.5% 또는 0.75% 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했다.
연준은 미국의 기준 금리가 연말까지 3.4%까지 오르리라 전망했다. 연준은 FOMC 위원들의 금리 예상 전망치를 집계한 점도표를 통해 기준 금리를 0.75% 포인트 올린데 이어 올해 내에 추가로 1.75% 포인트가량 더 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달성할 때까지 지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이나 개인, 기업이 느끼는 고통은 1980년대와 2007~2009년 경기 침체기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이 주장했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지난 1979년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보다는 훨씬 좋은 경제 환경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볼커 의장은 1979년 10월 경기 침체 상황에서 기준 금리를 15.5%로 4%포인트나 단숨에 올렸다. 그는 1981년 21.5%까지 금리를 인상했다. 그 효과는 1981년 중반부터 나타났다. 1980년14.6%였던 미국 물가 상승률은 1981년 9%로 떨어졌고, 1982년에는 4%를 거쳐 1983년에는 2.36%까지 내려갔다.

현재 미국의 소비자, 가계, 은행, 기업이 2007~2009년 경기 침체기 직전과 비교하면 사정이 더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실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9.5%이나 2007년 말에는 13.2%에 달했었다.

미국 의회 조사국(CRS)은 미국 경제가 경착륙할 수 있고, 더블 딥(이중 침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3일 밝혔다. CRS는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상반기에 침체를 맞았기에 이번에 다시 침체기에 들어가면 더블딥이 된다고 주장했다. 블딥은 경기후퇴 후 회복기에 접어들다가 다시 경기가 후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번에 더블딥이 현실화하면 1980년대 초 2차 석유파동 이후 40년에 처음이다.

CRS는 연준이 경착륙 우려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으면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후퇴)이라는 더 안 좋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망치가 마이너스를 기록해 미국이 이미 경기 침체에 입했다는 분석 나왔다.
미국의 GDP 전망을 실시간으로 제시하는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 예측 모델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의 지난 2분기 GDP 성장률을 연율 기준 -2.1%로 예측했다. 1분기 GDP 성장률이 -1.6%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까지 연속 마이너스를 예고한 것이다.미국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2분기 성장률 -31.2%를 기록한 뒤 6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하다 지난 1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