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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과 불황, 아직 최악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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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과 불황, 아직 최악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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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플레이션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많은 중앙은행에 의해 채택된 매우 느슨하고 무책임한 금융정책은 현재 극심한 인플레이션의 직접적인 원인이며 이는 우리의 생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QE)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서머스는 이미 약 12개월 전 미 정부의 씀씀이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고, 2022년 말 미 경제는 3분의1 이상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고집했던 백악관은 그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했다. 그 결과 한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강력한 경쟁자였던 서머스는 곧 닥칠 인플레이션에 대한 그의 예측을 알렸지만, 우리들의 기억에서 점차 사라졌다.

이제 현실을 직시할 때가 왔다. 연준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무려 75bps(1bp=0.01%포인트) 인상했는데 이는 지난 30년 동안 거의 볼 수 없었던 조치다. 그리고 연준이 지난 5월에 8.6%까지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억누르기 위해 7월에는 75bp의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현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은 바이든 대통령이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렸을지라도 미국의 인플레이션 속도를 잘못 판단했다고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거의 모든 글로벌 및 지역 경제 연구 기관들이 2022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고 2024년까지 하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았다. 일부 국가 경제는 2025년까지 성장이 회복될 것 같지 않고, 이런 어두운 시나리오는 세계 많은 사람들을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으며, 대부분의 서구 국가 사이에서 빈부격차는 더 확대될 것이다.

초인플레이션은 1970년대에 전 세계를 휩쓸었던 스태그플레이션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이 스태그플레이션은 세계 경제전문가 대다수가 당시 중동 오일쇼크에 의해 촉발되었다고 주장한다. 역사는 때때로 좋든 나쁘든 반복된다. 그리고 이 경제위기 재발의 근본 원인은 우리 인류가 과거로부터 교훈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경기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은 고통스런 시간과 더 가난한 삶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최근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실제로 일으킨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세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다른 지역으로 전이되기 전에 미국에서 고개를 들게 된다.

첫째, 완고하고 무모했던 트럼프 행정부가 갑자기 보호무역주의자와 일방주의자로 돌아서면서 '미국 제일주의' 이념에 부응하기 위해 세계화의 방향을 뒤집었다. 미국의 탈세계화는 세계 산업 공급망을 심각하게 붕괴시키고, 투자와 무역 장벽을 높였으며, 트럼프의 대표적인 관세전쟁과 다른 나라들의 맞불 공세가 전 세계적으로 상품 가격의 가파른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둘째, 인플레이션은 항상 통화 정책의 문제이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앙은행이 금융정책을 완화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자. 미국, 일본, EU의 중앙은행들은 모두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단계적 양적완화(QE)조치를 시작하고 그에 의존했다. 그러나 그들이 단지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금리를 제로 또는 심지어 제로 이하로 낮추는 것은 금융정책의 기본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그리고 중앙은행들은 각각의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회수했다. 예를 들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 이전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대차대조표 규모가 1조 달러 미만이었지만 2015년에는 4조 8000억 달러로 증가했고 2021년 말에는 10조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제 세계 주요 채권국들이 미국 국채를 처분하기 시작하는데, 이는FRB가 계속해서 많은 재무부 채권을 매입하도록 강요할 것이다. 2035년에는 일부 경제학자들의 주장대로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가 25조 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앞으로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셋째, 최근 미국의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외교정책으로 인해 세계 유수의 자원이 대체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 10대 석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 이란, 리비아, 그리고 현재 러시아를 포함한 국가들은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퇴출되거나 대폭 축소되어 많은 국가들의 생산능력이 심각하게 손상되어 복구가 어렵다. 그 결과 석유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었다.

2008년 이맘때쯤 국제 원유가격은 배럴당 147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2022년 또는 2023년 중 다시 그 기록을 갱신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석유, 천연가스, 기타 산업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미국 정부가 제로섬 지정학적 게임을 계속하고, 세계를 서른 다른, 적대적이고 심지어 대립적인 그룹으로 분열시키고 있는 한, 미국 달러의 글로벌 기축통화 지위는 붕괴되고, 스태그플레이션은 지속되어 미국과 세계의 다른 국가들을 힘들게 할 것이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