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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초래하는 글로벌 식량 위기 저지 방안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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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초래하는 글로벌 식량 위기 저지 방안 뭔가


밀 수확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곡창지대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밀 수확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곡창지대 모습


현재 약 2500만 톤의 곡물이 러시아의 해상봉쇄로 우크라이나 곡물창고에 쌓여 있다. 크렘린궁은 전 세계 식량과 에너지 공급을 중단시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우크라이나가 협상장에 나오도록 압박하면서, 여러 국제적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곡물이 자유롭게 수출될 수 있도록 해상 회랑을 설치함으로써 러시아의 전략을 무산시켜야 한다. 그것은 우크라이나와 그 동맹국들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세계 식량 위기를 완화시킬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딘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키이우와 서방 세계를 충격에 빠뜨려 항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러시아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러시아군이 더 쉽게 군사적 승리를 거두는 것을 지정학적 목표로 삼지 않는 대신에 그것은 우크라이나의 동맹국들이 물러서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항복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었다.

푸틴의 대규모 병력 동원은 서방에 러시아가 속전속결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불어 넣기 위한 것이었다. 러시아의 초기 공세(전국적인 미사일 공세를 통한 여러방면의 진격 작전)는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 헛수고로 끝날 것이라고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러시아의 돈바스 공세는 세베로도네츠크 주변 지역 점령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가 더 많은 군사 지원을 받을지라도 이길 가능성이 없으며, 러시아와 협상하거나 함락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서방 세계에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지상전의 상황은 크렘린의 말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치명적인 손실을 입었지만, 우크라이나는 현재 70만 명의 병사를 무장시키고 있으며 2023년까지 100만 명의 군인을 보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무기 등 추가적인 장비를 요구하지만, 이렇다 할 중화기가 없어도 스스로 버티며 러시아 돈바스 공세에 혈전을 치르고 있고 하르키우 주변을 밀어내고 헤르손 인근에서 반격하며 모스크바의 결정적 진격 작전을 막아내고 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러시아는 병력, 포탄, 대포가 부족해질 것이다.

크렘린궁은 러시아가 장기전을 치를 용의가 있음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을 점령하거나 서방의 무기 수송을 저지할 전투력이 부족하다. 대신에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유럽 동맹국들이 러시아가 무너지기 전에 균열을 보일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서방의 지원 규모와 언론의 관심도를 볼 때, 우크라이나의 사기와 전투 수행 능력은 동맹국의 전폭적인 지지와 너무 깊게 얽혀 있어서 서방의 정책이 바뀌면 저항하려는 키이우의 의지가 꺾일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세계 경제의 붕괴는 러시아가 서방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하면서 새로운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게 했다. 석유와 가스 가격 인상은 인도와 중국에서 러시아 석유화학에 유리한 시장을 만들어냈고, 유럽은 필요상 여전히 러시아 가스를 마지못해 소비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식량 수출 봉쇄 상황도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밀과 식물성 기름과 같은 농산물 주요 생산국이자 동시에 세계 주요 수출국이다. 러시아는 흑해상에 기뢰를 설치하고 우크라이나의 항구도시 마리우폴, 베르디얀스크, 헤르손 점령지역을 따라 상당한 해군력을 그곳에 배치함으로써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모든 수출길을 막고 있다. 수백만 톤의 곡물이 오데사항에 갇혀 있다. 우크라이나의 농산물 중 극히 일부만이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항구로 이동하는 철도를 통해 수출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철도 궤간을 사용하고 있고, 그 국가들은 그렇지 않다. 우크라이나의 철도 차량을 개조하거나 하역하고 다시 적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러시아의 목표는 부분적으로 서방에 경제적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에너지와 식량 가격을 끌어올림으로써, 크렘린은 유럽과 북미의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것은 서방 정부들이 키이우에게 양보를 요구하도록 강요하거나 제재 완화의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푸는 협상장에 나가도록 할 수 있다.

크렘린의 목표는 물가 불안을 뛰어넘어서는 것이다. 즉 러시아의 봉쇄는 또한 전 세계에 미국과 유럽에 외교 정책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모스크바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교훈을 얻었다. 글로벌 충격은 극단적이고 예상치 못한 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세계 공급망을 무너뜨리고 경제 및 에너지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것은 여전히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2년 이상 봉쇄를 시행하고 있고 2023년까지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할 것 같지 않다.

식량과 에너지 공급망을 위협하면서 크렘린궁은 전 세계적인 혼란을 조성하고 그로 인해 불안정성과 위기를 키우려고 한다. 스리랑카는 탄광 속 유명한 카나리아(붕괴조짐을 미리 알려주는 역할)이다. 그 나라는 국가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고, 초고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불안이 만연해 있다. 레바논은 헤즈볼라의 정부 침투로 인해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지만 국제적인 재정 지원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부터 중동과 아프리카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 있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 악순환을 심화시켰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식량 가격 인상이 시작되었고, 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불안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일련의 지역 위기는 서방에 대한 전쟁 종식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킬 것이다. 심각한 경제 상황에 의해 야기되는 상당한 아프리카 이민자 흐름은 친러 유럽의 극우파를 지지할 것이다.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이주 물결은 바이든 행정부의 초점을 분열시킬 것이다. 레바논과 같은 국가의 붕괴는 서방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서 지역적 대립을 촉발할 것이다. 이 모든 것들로 러시아는 서방의 의지를 꺾기를 희망한다.

분명한 해결책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자유롭게 하여 세계 식량 공급망에 대한 압력을 완화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오데사항에서 지중해 동부로 이어지는 회랑을 만들기 위한 광범위한 지뢰제거와 호위 임무가 필요로 한다. 그것은 러시아의 간섭을 막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해군력을 요구할 것이다.

이란-이라크 전쟁 기간에도 어니스트 윌 작전에 따라 유사한 호위 임무가 수행되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처럼 이란과 이라크도 장기전에 돌입했다. 이라크는 이란의 공격 이후 접근가능한 항구을 잃었다. 이라크산 석유를 수출하기 위해 쿠웨이트로 눈을 돌렸지만 이란은 쿠웨이트 선박을 공격했다. 미국은 쿠웨이트 유조선을 호위하기 위해 주요 해군 기동부대를 배치하고 이란의 지속적인 압박을 저지하기 위해 소수의 군사적 무력 시위를 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미국의 배치는 더 공격적이어야 한다. 핵으로 무장한 러시아는 미국의 더 심각한 전쟁 개입을 저지하기 위한 분명한 동기를 가지고 호위 군함을 공격할 수도 있다. 미국은 잠수함 및 공중 지원을 받는 소형 및 대형 지상 전투원으로 구성된 압도적인 해군 기동부대를 배치함으로써 이러한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다. 러시아는 개입하는 것을 싫어할 것이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를 통해 이 임무를 수행해서는 안 된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은 아마 나토가 그 임무수행에 나서는 것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나토 분열을 완화하기 위해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발트 3국, 스웨덴, 핀란드와 같은 국가들로 임시 연합체를 구성하여 함께 행동해야 한다.

터키는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는 없다. 다만, 터키는 이 연합군이 흑해에서 활동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가 터키의 동의를 얻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상적으로 미국은 터키의 F-35 프로그램 참여를 허용하고 미국과 터키 사이의 가장 큰 긴장 지점이자 터키의 묵인을 보장받기 위한 최선의 저비용 방법인 F-16 판매를 제안할 수도 있다.

어쩌면 개입하지 않는 것이 더 안전해 보일 수도 있지만, 모스크바가 목표로 하는 광범위한 위기는 훨씬 더 위험할 것이다. 미국과 연합군 전함은 한 발도 쏘지 않고 모스크바의 전략을 교란시킬 수 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