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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e종목] '레브론' 파산 신청 1주일 만에 주가 600% 급등...새 '밈' 주식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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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e종목] '레브론' 파산 신청 1주일 만에 주가 600% 급등...새 '밈' 주식되나

개인 투자자들 집중 매입 나서 주가 상승 견인 허츠와 비교돼

레브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레브론. 사진=로이터
미국 화장품 회사 레브론(Revlon)이 지난주 파산 보호 신청을 한 뒤 1주일 사이에 주가가 600%가량 뛰었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개미 투자자들이 새로운 밈 주식(온라인 입소문으로 투자자가 몰리는 주식)으로 레브론을 지목해 대대적으로 이 회사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23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브론 주식은 지난 15일부터 6일 거래일 사이에 596%가 올랐다가 23일 오전에는 14%가 빠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높은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려고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했고, 주요 기업의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레브론이 기록적인 급등세를 보인다.
레브론 투자 열풍은 자동차 렌탈 회사 허츠 주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5월 재정 악화에 따 파산 보호 신청을 한 뒤 주가가 500% 이상 급등한 것을 연상시킨다고 미국 언론이 지적했다. 그 당시에도 역시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 행렬에 가담했다. 허츠는 그 여세를 몰아 파산 보호 신청 중에도 신주 발행을 강행해 월가를 놀라게 했다.

허츠는 그 후에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고,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극적으로 회생했다. 허츠 채권자들은 모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레브론은 허츠와는 사정이 좀 다르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허츠는 상대적으로 재무 상태가 건실한 편이었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변화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레브론은 허츠와는 달리 지난 수년 동안 빚더미에 눌려 있었고, 판매 감소와 경쟁사의 거센 도전으로 고전했다. 그렇지만, 경쟁업체가 레브론을 인수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뉴욕 증시의 대표적인 밈 주식인 게임스톱은 2020년 초 공매도 비율이 100%를 넘었다. 당시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소모임 월스트리트베츠 이용자들공매도 세력 처단을 외치며 많은 기관 투자가들이 공매도한 게임스톱을 대규모로 사들여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에서 9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형 화장품회사 레브론은 채무 상환계획을 마련하는 동안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챕터 11’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레브론은 화장품 업계의 경쟁 심화, 공급망 경색, 부채 부담에 따른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파산 위기를 맞았다.
데브라 페렌만 레브론 최고경영자(CEO)는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레브론이 현재 5억 7,500만 달러의 기업 회생 대출을 받아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브론은 최근 미국 최연소 억만장자이자 모델인 카일리 제너(Kylie Jenner)가 창업한 카일리 코스메틱스, 팝스타 리한나의 펜티 뷰티(Fenty Beauty) 등의 도전으로 고전했다.

레브론은 또한 글로벌 공급난으로 인해 제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화장품 소비가 급감했다.

레브론 매출은 지난해에 2017년과 비교할 때 22%가 감소했다. 레브론은 지난 2016년 경쟁사인 엘리자베스 아덴을 인수하면서 채권을 매각하고, 20억 달러 이상의 대출금을 융통하는 과정에서 재무 상태가 나빠졌다.
레브론은 대공황기인 1932년에 출범해 매니큐어 판매로 사세를 확장했고, 현재 전 세계 150여 개 나라에서 레브론 화장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