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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인이 생각하는 ‘꿈의 재산’은 100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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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인이 생각하는 ‘꿈의 재산’은 1000만 달러

미국인 32% “1000억 달러 이상 있어야”....다른 나라 국민보다 돈 욕심 매우 강해



‘복권에 당첨돼 최대 1000만달러의 상금을 받는 일이 생긴다면 만족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조사 대상국 국민들의 반응. 미국인의 경우 46%만 만족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 가장 욕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은 64% 정도가 만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가디언이미지 확대보기
‘복권에 당첨돼 최대 1000만달러의 상금을 받는 일이 생긴다면 만족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조사 대상국 국민들의 반응. 미국인의 경우 46%만 만족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 가장 욕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은 64% 정도가 만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가디언

옛 속담에 ‘바다는 메워도 사람 욕심은 메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뜻이다.

특히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경제적 재화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차지하는 재화는 달라질 수 밖에 없고, 이 때문에 빈부격차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해왔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심리학자들이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삶을 영위하려면 얼마나 많은 재산이 필요하다고 보는지를 전세계 33개국 시민 약 8000명에게 묻는 조사를 최근 벌였다.

돈에 대한 욕심은 누구나 있지만 부의 분배는 생각하지 않고 현대인이 개인적으로 욕심을 낸다면 과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욕심을 내는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조사 결과다.

그 결과 몇가지 흥미로운 내용이 확인됐는데 그 가운데서도 이목을 끄는 대목은 현재 지구촌 사람들은 이상적인 삶을 사는데 필요한 재산을 최대 1000만달러(약 128억7000만원)’ 정도로 대부분 생각하고 있다는 점과 미국인의 욕심이 어느 나라 국민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영국 바스대·바스스파대·엑서터대 교수들로 꾸려진 연구진이 지속성장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를 통해 최근 발표한 연구논문의 내용이다.

◇세계인 86% “몇백만달러면 이상적 삶 영위 가능”


연구진은 ‘욕심은 끝이 없다는 가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전세계 33개국에서 확인된 증거’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에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은 인류보편적인 진실로, 경제 법칙의 대전제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한없는 욕심은 한정된 자원을 남용하게 만들거나 공해를 일으키는 부작용을 낳는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기도 한다”며 연구 목적을 밝혔다.

모든 사람이 끝없이 욕심을 채우려 한다면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한 현실에서 과연 지구촌 사람들의 속마음은 어떤지를 ‘이상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돈’이라는 잣대를 내세워 들여다 볼 필요가 있었다는 것.

연구진이 확인한 결론은 뜻밖이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응답을 보면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은 보편적인 진리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것.

조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응답자, 즉 전체 조사 대상자의 86%가 최대 1000만달러 정도면 이상적인 인생을 사는데 충분하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몇백만달러 정도의 재산만 있어도, 즉 백만장자만 되는데 성공해도 이상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족하다고 대부분의 지구촌 사람들이 생각한다는 뜻이다.

연구논문은 “모든 사람은 끝없이 욕심을 추구한다는 경제학의 기본 논리는 소비지상주의적 가치관에 입각한 것”이라면서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런 논리는 사실과 거리가 있으며 보편적인 논리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폴 베인 바스대 심리학과 교수는 조사 대상자의 대부분이 이상적으로 여기는 재산이 1000만달러 이하로 나타났다는 것에 대해 “얼핏 보면 많은 돈인 것처럼 들릴 수 있지만 한 개인의 인생을 통틀어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돈을 제시한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많은 돈으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국인 32% “1000억달러는 있어야 이상적 삶 가능”


한편, 이번 연구 결과 이상적인 인생을 누리기 위해서는 1억달러(약 1288억원) 정도는 가져야 한다고 답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1000억달러(약 128조8000억원)라는 전혀 비현실적인 재산을 거론한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 일부의 의견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돈에 관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이 보편적인 진리처럼 통하지만 실제 조사를 해보니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얘기.

눈에 띄게 돈 욕심이 강한 것으로 확인된 국민은 미국인이었다. 1000만달러 이하의 재산만 있으면 이상적인 인생을 누리는데 문제가 없겠느냐는 질문에 미국민의 46%만 “그렇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경우 64%가 그렇다는 응답을 제시했다.

아르헨티나, 인도, 러시아 국민의 경우 응답자의 50% 이상이 “100만달러(약 12억9000만원)에 육박하는 돈만 있어도 이상적인 삶을 사는게 가능하다”고 답한 것을 감안하면 미국인의 이같은 반응은 매우 도드라진다.

심지어 미국인의 경우 응답자의 31.7%가 “적어도 1000억달러는 있어야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돈 욕심에 관한 한 미국인의 통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