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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폭스바겐이 2024년 테슬라 따라잡을 가능성 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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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폭스바겐이 2024년 테슬라 따라잡을 가능성 큰 이유

폭스바겐이 테슬라를 앞지를 가능성을 묘사한 이미지. 사진=일렉트렉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이 테슬라를 앞지를 가능성을 묘사한 이미지. 사진=일렉트렉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현재의 독주 체제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허버트 디에스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전기차 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이 문제에 대해 전망을 내놨다.

◇디에스 폭스바겐 CEO “2025년까지 테슬라 따라잡을 것”


허버트 디에스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사진=CNBC이미지 확대보기
허버트 디에스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사진=CNBC


디에스 CEO는 지난달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전기차 판매량 기준으로 오는 2025년까지 테슬라를 추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폭스바겐 허버트 디스 CEO "2025년까지 글로벌 EV 판매량 테슬라 뛰어 넘겠다" https://www.g-enews.com/article/Global-Biz/2022/06/202206131540164488e8b8a793f7_1>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세계 최대 완성차 제조업체 지위를 놓고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반복하고 있을뿐 아니라 테슬라를 가장 가깝게 맹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의 총수가 내놓은 예상인만큼 그의 발언에는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곤란하다. 테슬라의 경쟁업체에서 나온 주장인데다 객관적인 전망이라기보다 폭스바겐그룹의 야심찬 목표를 강조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에스 CEO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보고서가 유력한 시장조사업체로부터 나와 디에스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보고서는 심지어 디에스가 예상한 2025년보다 1년 앞선 2024년께 테슬라의 독주 체제가 붕괴될 것으로 내다봐 관련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폭스바겐, 2024년부터 테슬라 추월”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글로벌 판매량 추이. 사진=블룸버그인텔리스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글로벌 판매량 추이. 사진=블룸버그인텔리스


일렉트렉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독주 체제가 언제쯤 무너질지에 대해 현재까지 나온 것 가운데 가장 구체적인 전망을 담은 이 보고서를 14일 펴낸 곳은 블룸버그통신 산하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인텔리전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글로벌 순수전기차(BEV) 시장의 패권 경쟁(Global Battery-Electric Vehicles: Race to the Top)‘이란 제목의 이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이 향후 적어도 1년간은 1위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이미 유럽에서 테슬라를 앞서고 있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량이 2024년부터 테슬라를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폭스바겐이 얼마나 선전하느냐에 따라 현재 7500억달러(약 969조원) 안팎인 테슬라의 시가총액도 폭스바겐에 잠식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앞으로 폭스바겐을 비롯해 테슬라를 추격하는 자동차 업체들이 배터리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마진율도 낮음에도 앞다퉈 전기차 모델을 쏟아내면서 그동안 공고했던 테슬라의 위상을 결과적으로 다함께 뒤흔드는 국면이 당분간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 뒤 오는 2025년이나 2026년부터는 전기차 사업에 진출한 주요 완성차 제조업체들의 양산 규모가 비약적으로 늘어나면서 테슬라의 입지를 더 좁히는 가운데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면서 전기차를 양산하는 체제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폭스바겐이 앞서 있는 이유


블룸버그인텔리전스가 폭스바겐이 가장 먼저 테슬라를 추월하는 경쟁업체가 될 것으로 내다본 근거는 폭스바겐의 사업구조가 다른 업체들과 다른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을 빼고 전기차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나머지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아직은 대부분의 영업이익을 안겨주고 있는 내연자동차 생산라인과 아직 이익을 내기엔 요원한 전기차 생산라인을 분리하지 못한 채 뒤섞어 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폭스바겐의 경우에는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기업공개(IPO)를 오는 4분기 단행할 예정인데 블룸버그인텔리전스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포르쉐의 상장 후 시총이 850억유로(약 11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포르쉐의 상장은 폭스바겐그룹의 시총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할 가능성이 큰데다 포르쉐의 총매출 대비 전기차 매출 비율도 2023년 30%, 2025년에는 45%로 경쟁업체들을 크게 능가하는 수준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어서 폭스바겐이 전기차 투자를 공격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현금 흐름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폭스바겐을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체들의 총매출 대비 전기차 매출 비율은 지난해 6% 수준으로 2025년에 가도 15%를 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폭스바겐의 모듈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도 폭스바겐이 테슬라를 추월하는데 크게 기여할 변수로 봤다. MEB 플랫폼을 둔 덕분에 폭스바겐이 글로벌 양산 규모를 늘려갈수록 충매출 대비 전기차 매출 비율도 업계 평균을 크게 앞서는 방향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

유럽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총매출 대비 전기차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5%에 못미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