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만기 도래 1억 달러 채권 이자 상환 못하면 디폴트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에 따라 미국 정부는 러시아 재무부, 중앙은행과 주요 민간 은행, 국부 펀드와의 거래를 전면 차단하는 제재를 단행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려고, 5월 25일 시한으로 러시아가 상환하는 채권 원리금과 이자를 투자자들이 받을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주었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오는 25일까지만 러시아와 거래하는 미국 금융 기관의 달러화 결제를 승인한다. 러시아가 씨티그룹을 비롯한 미국 은행에 상환금을 송금하면 미국 은행이 OFAC의 결제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때 이 기관이 불허 결정을 내리면 러시아가 채권자에게 송금할 수 없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가 갚아야 하는 채권 규모가 200억 달러(약 25조 3,000억 원)가량이고, 그 대부분이 달러화 상환 조건으로 돼 있다. 러시아는 다음 달까지 이 채권 이자 5억 달러가량을 갚아야 한다. 이 중에서 러시아가 27일까지 약 1억 달러 이자를 갚아야 한다.
러시아가 채권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대안을 찾으려 할 것이나 그런 대안이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지적했다. 미국이 이번에 러시아의 상환금 결제를 거부하기로 함에 따라 유럽연합(EU)과 영국이 이와 유사한 조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에 약 6,400억 달러의 보유 외환이 있었으나 이중의 절반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로 동결됐다.
러시아에 대한 디폴트 선언은 국제 신용평가사나 법원이 하게 된다. 피치를 비롯한 주요 신용평가사는 이미 러시아에 대해 디폴트 직전 단계인 ‘선택적 디폴트’ 판정을 내렸다. 이들 신용평가사는 러시아가 애초 약정대로 달러화나 유로화로 채권 상환금을 내지 못하면 디폴트를 선언한다. 또한 디폴트에 따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러시아의 ‘신용부도스와프’(CDS)를 보유한 채권자가 신용파생상품 결정위원회(CDDC)에 CDS에 대한 평가를 요청할 수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