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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은행들, 루나·테라 사태 계기 '디지털화폐' 조기 발행에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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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은행들, 루나·테라 사태 계기 '디지털화폐' 조기 발행에 반대

미 정부와 연준 디지털 달러화 조기 발행 모색, 금융기관은 상업 은행 시스템 붕괴 경고

미국 민간은행들이 디지털달러화 조기 발행에 반대하고 나섰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민간은행들이 디지털달러화 조기 발행에 반대하고 나섰다.
미국에서 루나-테라 사태의 영향으로 디지털화폐(CBDC)의 조기 발행 필요성이 제기되자 월가의 금융 기관들이 미국 정부에 CBDC 발행을 서두르지 말아 달라며 로비전에 나섰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디지털 달러화를 발행하면 미국의 금융 시스템에서 수천억 달러가 빠져나갈 것이라고 미국 은행협회(ABA)와 금융정책연구소(BPI)가 23일(현지시간) 밝혔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종이 화폐를 디지털화한 것이다. 이는 디지털로 거래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 비슷하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관리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연준은 올해 1월 20일에 40쪽 분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준은 디지털 달러의 장점과 문제점 등을 상세히 열거하고, 이와 관련된 측의 반응을 점검하겠다고 밝혔었다. 연준은 5월 20일까지 검토 작업을 마친 뒤 미 의회에 의견서를 전달하기로 했다. ABA와 BPI는 연준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달러화 발행에 반대하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ABA는 이 보고서에서 “CBDC 발행에 따른 영향을 평가한 결과 이것을 발행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모호하거나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고, 그에 따른 대가가 실질적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ABA는 “현시점에서 CBDC를 발행해야 할 설득력 있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금융 기관들은 디지털화폐가 발행되면 미국 은행에서 예치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상업 은행 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은행이 디지털화폐 거래의 중개 역할을 해도 이것이 상업용 대출이나 투자 등에 사용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미국 금융 기관들이 주장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와 연준은 루나-테라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화폐 조기 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 청문회 증언에서 “미국에서 디지털화폐(CBDC)가 생기면 스테이블 코인도 가상화폐도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도 지난 9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CBDC가 스테이블 코인의 금융 리스크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디지털 달러 발행을 추진할지 구체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연준은 이 보고서에서 CBDC가 발행되면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고, 민간 은행과 중앙은행 간의 책임과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디지털 달러가 발행되면 달러화가 국제 결제 수단으로서 기축 통화 지위를 영구히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디지털 달러로 손쉽게 국제 결제를 할 수 있고, 신 기술 혁명 시대에 달러화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디지털 달러가 발행되면 기존 민간 은행에서 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정부가 국민의 금융 거래 내용을 소상히 알 수 있어 사생활 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연준이 지적했다. CBDC가 해커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의 하나라고 연준이 밝혔다.

중국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는 외국인 선수와 관람객 등을 대상으로 법정 디지털화폐인 디지털 위안화(e-CNY)를 정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 은행은 디지털 위안화 전자지갑 앱을 정식으로 앱 장터에 출시했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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