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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국가안보 차원서 규제 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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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국가안보 차원서 규제 대책 마련

향후 수주일 내에 행정명령 발표…가상화폐, 스테이블코인, NFT 정책 제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향후 몇 주일 내에 발표할 행정명령을 통해 비트코인 등 가상 자산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규제할 계획이다.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향후 몇 주일 내에 발표할 행정명령을 통해 비트코인 등 가상 자산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규제할 계획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향후 몇 주일 내에 발표할 행정명령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포함한 가상 자산을 국가안보 관점에서 평가하고, 규제할 것이라고 미국 경제 매체 배런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가상화폐, 스테이블코인,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가상 자산에 관한 규제 대책을 행정명령 형식으로 발표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안보규정(national security memorandum)’에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정부의 평가와 규제 대책을 담을 것이라고 배런스가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매체에 “디지털 자산을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정부가 이 분야에서 어떻게 할지 일관성 있는 정책을 개발해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정명령 작성 작업에는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와 함께 국무부, 재무부, 국가경제위원회(NEC),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가 참여해 가상화폐가 국가안보에 미칠 파장 등을 점검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가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또 가상 자산에 대한 각국의 규정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디지털 자산이 특정 국가에만 머물러 있지 않기에 다른 나라와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번에 구체적인 지침을 관련 부처에 제시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상 자산 정책에 관한 기본 견해를 밝힌 뒤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관련 부처가 3~6개월 이내에 마련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 미국은 가상화폐를 비롯한 가상 자산이 국제 경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기축 통화로서 미국 달러화의 위상이 흔들려서는 안 되고, 미국을 정점으로 한 국제 금융 질서에 변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상 자산은 정부 기관인 증권거래위(SEC), 상품선물거래위(CFTC) 등 여러 기관이 나눠서 감독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아직 NFT의 증권 등록, 디지털 자산 거래 감독, 스테이블코인, 고율의 대출 상품 인정 문제 등 세부 사항에 관해 미국 정부 당국이 구체적인 방침을 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미 의회는 가상 자산에 관해 최근 몇 개월 간 청문회를 계속하고 있으나 아직 민주당과 공화당이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백악관은 의회가 스테이블코인 등에 관한 입법을 신속하게 마쳐달라고 요구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려고 설계된 가상화폐로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등 법정 화폐와 1 대 1로 가치를 고정한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가상화폐 디엠(Diem) 사업을 포기하려 한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메타는 2019년 달러, 유로 등으로 구성된 통화바스켓에 연동한 암호화폐 리브라(Libra) 출시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의 견제로 인해 2020년 말에는 이름을 디엠으로 바꾸고, 달러화에만 가치를 연동하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 했다. 메타는 지난해 5월 실버게이트은행을 통해 디엠을 발행하려고 했으나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난색을 보여 일단 이 계획을 보류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연준은 지난 20일 40쪽 분량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준은 이 보고서에서 미국 금융 시스템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수 있는 디지털 달러 발행을 추진할지 구체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연준은 오는 5월 20일까지 검토 작업을 마친 뒤 미 의회에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연준은 디지털 달러가 발행되면 달러화가 국제 결제 수단으로서 기축 통화 지위를 영구히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디지털 달러로 손쉽게 국제 결제를 할 수 있고, 신 기술 혁명 시대에 달러화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은 대체로 연준이 디지털 달러화 발행을 검토하는 쪽으로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디지털 위안화를 발행하면서 비트코인 채굴 및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중국에 이어 비트코인 세계 3대 채굴국인 러시아가 그 뒤를 이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를 금지하기보다 규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페인과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도 가상화폐 규제 강화 방침을 예고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