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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4분기 성장률 37년 만에 최고치 기록했지만 올해 둔화 예상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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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4분기 성장률 37년 만에 최고치 기록했지만 올해 둔화 예상 이유는

고물가·재고 감소·금융 시장 동요·소비 지출 둔화 가능성 등 악재 많아

미국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에 6.9%에 달해 3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존스 홉킨스대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에 6.9%에 달해 3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존스 홉킨스대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6.9%에 달해 3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미 상무부가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 사태 속에서도 소비와 재고 증가에 힘입어 월가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 경제 앞길에는 고물가, 금융 시장 동요, 소비 지출 둔화 등 악재가 가로 놓여 있어 올해에는 지난해 4분기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경제 전문지 배런스는 이날 “미국이 지난해 4분기에 소비 증가와 재고 물량 증가로 인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으나 불확실한 코로나19 진로, 소비 수요를 억누를 수 있는 물가 압박, 재고 물량 감소 가능성으로 인해 올해 초에 역전이 이뤄질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경제 전문가들이 올해 경제 전망이 결코 장밋빛이 아니라고 말한다”라고 전했다. 그렇지만, 올해에 계속되고 있는 오미크론 확산 사태에도 불구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빠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에 2.3%였고, 4분기에 다시 6.9%로 올라갔다. 미 상무부는 GDP 성장률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한다. 이번 4분기 발표는 속보치로 앞으로 수정될 수 있다. 4분기 성장률은 월스트리트 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5%를 뛰어넘었다. 블룸버그 서베이에서도 전문가 예상치는 5.5%였다.

경제는 6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갔다. 미국이 지난해 연간 GDP 증가율은 5.7%로 성장으로 돌아섰다. 이는 지난 1984년 7.2%의 성장률을 기록한데 이은 최고 기록이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제난으로 2020년에는 마이너스 3.4% 성장에 그쳤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에 달한다. 미국에서 소비는 코로나19 델타,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에서도 강한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의 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에 2%였고, 4분기에 3.3%로 늘어났다. 올해에도 이런 소비세가 유지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글로벌 공급난에도 미국의 재고가 지난 4분기에 증가세를 보였다. 재고가 4분기 성장에 기여한 비율이 4.9%에 달했다. 재고 증가를 제외하면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1.9%에 불과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지적했다. 또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공급난이 재연될 수 있고,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 재고가 줄어들 수 있다. 이는 경제 활동을 제약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오미크론 확산 추이는 향후 미국 경제 진로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런스는 전날 오미크론 변이가 지나간 뒤 미국에서 경제 활동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포스트-오미크론 붐’이 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올겨울과 초봄에 사무실과 학교 재개, 대면 여가 활동 증가로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경제 특수’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오미크론이 수그러들고,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 미국의 소비자들이 자신의 보건 상황에 안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인들이 점점 정상 생활로 돌아가면 그동안 억눌렸던 경제 활동이 갑자기 늘어날 수 있다. 이는 곧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이 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실시한 조사에서 향후 1년간 가계 지출이 4.6%가량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이후 최고치이다.

그렇지만, 오미크론 이후에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2022년 성장률을 4.0%로 제시해 직전 전망치보다 1.2%포인트 낮췄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