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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가 해고 으름장 놓으며 강조한 ‘테슬라 간부의 3대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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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가 해고 으름장 놓으며 강조한 ‘테슬라 간부의 3대 임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유는 기술적인 측면에만 머물지 않는다.

논란을 빚을 정도로 관행에서 벗어난 혁신적 경영 방식도 그를 혁신의 상징으로 평가하게 하는 중요한 배경이다.

그 흔한 홍보팀을 아예 두지 않고 있는 것을 비롯해 수많은 사례가 이미 알려져 있음에도 머스크 CEO가 지난 8월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내린 지시사항도 논란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간부를 통해 지시가 내려가는 통상적인 방식을 타파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그가 이 이메일에서 강조한 것은 “경영진의 지시가 간부를 통해 사원들에게 전달되는 방식은 간부들의 권한을 키우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회사의 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회사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의견이 있다면 직속 상사를 거쳐야 하는 관료주의적 방식에서 탈피해 경영진을 비롯해 회사 내 어느 누구와도 즉각적으로 직접 소통할 필요가 있다는 철학을 밝힌 셈이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그랬던 머스크가 이번에는 테슬라 간부에게 요구하는 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당장 해고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구체적으로 밝히고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지시에 문제 있으면 문제 제기하라”


CNBC에 따르면 머스크 CEO가 새로 천명한 경영 철학은 그가 지난달 3일과 4일 두차례에 걸쳐 전 직원에게 회람시킨 이메일을 통해 공개됐다.
그는 첫 번째 이메일에서는 생산직 사원들이 근무 중 음악을 듣는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고 두 번째 이메일에서는 간부들에게 요구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머스크는 생산라인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문제에 대해 “작업을 즐겁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수단이 있다면 뭐든 좋다고 본다”면서 이어폰을 한쪽 귀에만 끼는 것을 조건으로 허용 방침을 밝혔다. 양쪽 귀에 이어폰을 끼면 외부 소음에 둔감해지기 때문에 안전상 위험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두 번째 이메일에는 섬뜩한 지시사항이 담겼다. 자신이 지시를 내릴 경우 간부들은 세가지 가운데 한가지만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당장 해고 당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세가지란 △머스크 CEO의 지시에 문제가 있다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소명하는 일 △지시 내용이 불분명하다면 좀더 분명하게 설명해줄 것을 요청하는 일 △지시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그대로 이행하는 일이다. 그는 “내 지시가 말이 안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지시에 문제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머스크는 “세가지 가운데 하나를 하지 않으면 당장 그만둘 생각을 해야 할 것”이라며 자신의 입장이 확고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첫 번째와 두번째 이메일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 이메일


수신: 전 사원

발신: 일론 머스크

날짜: 10월 3일

제목: 생산 현장에서 음악 듣는 문제

생산 현장에서 음악을 듣는 행위에 대해 적극 공감한다는 점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음악뿐 아니라 뭐든 작업 과정을 즐겁게 하는 수단이 있다면 환영합니다. 안전을 고려해 이어폰을 한쪽만 끼고 음악을 듣는 방안을 어떤 직원이 제안을 해줬는데 좋은 방안입니다. 스피커를 통해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 것도 동료들 사이에 취향을 맞출 수만 있다면 아주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하루의 근무를 더욱 즐겁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 알려주기 바랍니라. 출근하는 것이 즐거운 일이 될 수 있기를 매우 소망합니다.

◇두번째 이메일


수신: 전 사원

발신: 일론 머스크

날짜: 10월 4일

제목: 주목해주세요

내가 명시적인 지시 사항을 이메일로 내리는 경우에 간부들에게는 다음의 세가지 중 한가지만 이행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1. 내 지시에 어떤 잘못이 있는지를 회신 이메일로 알려주세요. 나 자신도 때로는 말도 안되는 지시를 내릴 수 있습니다.

2. 내 지시에 애매모호한 점이 있다면 분명하게 밝혀줄 것을 요청하세요.

3. (문제가 없으면) 지시대로 이행하세요.

이 가운데 어떤 것도 지키지 않는 간부는 당장 해고대상이 될 것입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