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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주역 ‘FANG’에서 바이오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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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주역 ‘FANG’에서 바이오주로 바뀐다

트럼프케어 상원 통과 무산 가능성… 바이오·제약주 수혜 전망 잇따라
투자자들 리제너론제약 등 관심

다우지수 하락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나스닥지수 견인역은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알파벳) 등 지수를 대표하는 ‘팡’(FANG) 주식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시세를 반영하는 신조어는 사라지기 쉽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뉴욕증시의 주역이 FANG에서 '바이오'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다우지수 하락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나스닥지수 견인역은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알파벳) 등 지수를 대표하는 ‘팡’(FANG) 주식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시세를 반영하는 신조어는 사라지기 쉽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뉴욕증시의 주역이 FANG에서 '바이오'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시작되자 투자자들이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며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요 경제지표 부진에 미국 기업의 체감 경기 기대감까지 약해지며 다우지수 상승곡선이 꺾였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4.99포인트(0.3%) 하락한 2만1574.73에 장을 마쳤지만 한때 15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반면 대형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344.31을 기록하며 지난 7일 6089.46을 찍은 후 11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8일 기록한 최고가 6321.76 이후 한 달 만에 최고치다.

나스닥지수 견인역은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알파벳) 등 지수를 대표하는 ‘팡’(FANG) 주식이다. 한때는 위축이 우려되며 나스닥지수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됐지만 이내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FANG’은 유명 투자자인 짐 크레이머가 2015년 만든 신조어로 Facebook·Amazon·Netflix·Google의 첫 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FANG은 영어로 ‘송곳니’를 뜻하는데 시장에서는 뉴욕증시 핵심 종목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ANG에 애플(Apple)을 더한 ‘FAANG’, 엔비디아(NVIDIA)를 더한 ‘FANNG’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IT 분야 외에도 전기자동차(EV) 시장에서 약진하는 테슬라에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엔비디아를 묶은 ‘MANT’라는 신조어도 사용되고 있다. 지난 1년간 페이스북 주가는 36%, 아마존 35% 상승하고 엔비디아는 약 3배로 치솟고 있다. 테슬라 역시 약 46%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FANG 주가 호조의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FANG을 대체할 다음 주역을 찾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여기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CAAFANNG’이다. FANG 기업에 애플·엔비디아, 그리고 컴캐스트(Comcast), 아바고(Avago)를 더한 신조어다. 하지만 크레이머가 트위터에 CAAFANNG을 공개한 후 추가 두 개사의 주가가 부진해 시장에 각인되지 못한 상태다.

◇ 나스닥 주역은 하이테크→바이오?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는 “크레이머가 언급한 기업의 첫 글자를 모두 늘어놓으면 ‘CAAFANNGMT’가 되는데 모든 기업의 주가 수익률(PER)이 높은 수준”이라며 주가가 고가권을 보이고 있어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급락할 우려는 적다며 일단 주목해본다는 분위기도 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최근 미국에서 FANG 등 기술주보다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바이오·제약주”라며 리제너론제약(REGN)·셀진(Celgene)·암젠(Amgen) 등의 첫 글자를 딴 신조어가 생겨날 수 있다고 전했다.

제약·바이오주는 오바마 전 정권 당시 글로벌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 출범 후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 법안 오바마케어 폐지·대체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의약품 가격을 자유시장 경쟁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해 주가하락을 면치 못했다. 의료·의약품에 대한 감시 확대가 바이오주 랠리에 제동을 건 셈이다.

하지만 바이오주는 트럼프 행정부가 의약품 가격 인하보다는 규제완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발표하며 반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17일에는 미 공화당 상원에서 ‘트럼프케어’에 반대하는 의원이 추가로 발생하며 트럼프케어 상원 통과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날 트럼프케어 반대파가 나왔다는 소식에 달러 가치는 떨어졌지만 바이오주에는 수혜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일본에서도 소프트뱅크(S)·닌텐도(N)·리크루트홀딩스(R)·소니(S)를 조합한 ‘SUNRISE’(일출) 종목이 화제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들 기업은 신제품이나 신사업 모델 구축 등으로 성장 기대가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니를 제외하고는 지난달부터 주가 상승세가 주춤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2001년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회장이 만든 신조어 ‘브릭스’(BRICs)는 이미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아 주춤했지만 중국이 500조원 이상의 경기부양책을 펼치며 세계 경제의 견인역으로 정착했다. 최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개혁이 전 세계의 관심을 받으며 센섹스(SENSEX)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2008년 이후 BRICs 이외의 투자 대상을 찾기 시작했고 베트남·인도네시아·남아프리카·터키·아르헨티나 등 5개국의 첫 글자를 딴 ‘VISTA’가 탄생했다. 2007년 골드만삭스가 브릭스 다음으로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국가들이라는 뜻으로 만든 성장 잠재력이 높은 11개 신흥국 ‘넥스트 일레븐’(Next Eleven)도 한때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2년 전부터 필리핀·인도(또는 인도네시아)·베트남을 뜻하는 ‘VIP’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들 국가는 생산가능 인구가 증가세를 보여 중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시세를 반영하는 신조어는 사라지기 쉽다. FANG 역시 언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지 모른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는 “미국의 채권수익률·주가 등 주식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고 지적하며 “약어(신조어) 종목에 관심이 집중될수록 위험의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