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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통상압력 과녁에 선 한국…6개월 만에 20배 ‘관세 폭탄’ 떠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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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통상압력 과녁에 선 한국…6개월 만에 20배 ‘관세 폭탄’ 떠안겨

‘중국→일본→독일→한국’…미국 무역적자 주범 국가 순으로 숨통 조여와

미국이 지난 1월 5년 만에 최악의 무역적자를 기록하면서 무역적자 대상국 4위에 이름을 올린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지난 1월 5년 만에 최악의 무역적자를 기록하면서 무역적자 대상국 4위에 이름을 올린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중국으로 향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압력이 한국을 조준하기 시작했다.

정권 출범 후 일본·중국·필리핀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한국을 언급하지 않아 오히려 안심하고 있다가 세게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3.09%의 반덤핑 관세를 결정한 현대중공업의 대형 변압기에 61% 관세를 부과한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예비판정의 20배 수준이다.

미국은 2012년부터 현대중공업에 15%, 효성에 29%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후 매년 관세율을 조정해 지난해 9월 예비판정에서 현대중공업과 효성의 대형 변압기에는 각각 3.09%, 1.76%의 반덤핑 관세가 결정됐다.

하지만 최종판정에서 61%라는 과도한 관세가 부과된 것.

한 업계 관계자는 “5년래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미국이 나서기 시작했다”며 “아직 반덤핑 여부를 조사 중인 품목이 많아 한국 기업에 대한 관세 폭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갑자기 화살받이 된 한국…이유는?
주목할 점은 이달 들어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 언급이 급격히 늘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통화 약세를 유도해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할 때도 한국은 언급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국가 경제에서 무역 비중이 큰 한국·대만·싱가포르의 환율조작이 의심된다”며 한국을 걸고넘어졌지만 미국 측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당시 피터 나바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 위원장도 유로화 절하를 문제 삼으며 독일을 공격했다.

하지만 지난 3일 USTR의 ‘2017년 무역정책 의제와 2016년 연례 보고서’ 발표 후 상황이 급반전했다.

미국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트럼프식 보호주의정책을 적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USTR은 ‘슈퍼 301조’(통상법 301조) 부활 부분에 ‘한·미 FTA’를 예로 들었다.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이 손해를 볼 경우 미국법을 적용해 강력한 보복을 감행하겠다며 한·미 FTA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한 것.

윌버 로스 상무장관도 7일 “올 1월 미국이 막대한 무역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수개월 안에 나쁜 무역협정들을 재협상하겠다”고 강조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전날 ‘미국의 무역적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16개 국가’를 언급하면서 중국·일본·인도·독일 등과 함께 한국을 지목하기도 했다.

미국이 통상 문제를 내세울 때 거론하는 대표적인 국가는 중국과 일본, 독일 등이다.

‘중국→일본→독일→한국’은 바로 미국에게 가장 많은 무역적자를 안겨준 국가 순이다.

한국도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 관세 폭탄 다방면 확대 가능성도
트럼프 정권 출범 후 한국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결정이 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미 상무부는 지난 1월 애경화학의 화학제품 가소제(DOTP), 2월 LG화학의 한국산 합성고무에 대해 예비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지난 2일에는 현대제철·동국제강이 수출하는 후판에 반덤핑 예비관세를 결정했다.

이들 기업의 예비관세는 최대 2% 수준이다.

하지만 3.09%였던 현대중공업의 반덤핑 예비관세가 6개월 만에 20배로 부푼 것처럼 언제, 어느 기업에게 관세 폭탄을 안겨줄 지 모르는 상황이다.

특히 아직 조사 중인 품목이 더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국을 겨냥한 미국의 반덤핑 관세가 다방면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