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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궁 "푸틴, 고르비 장례식 참석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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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궁 "푸틴, 고르비 장례식 참석 못한다"

"장례식 예정된 3일엔 업무상 일정"
생전에 병원 찾아 '마지막 경의' 표해

옛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향년 91세로 사망한 이튿날인 3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고르바초프 재단에 있는 고인의 영정 사진 앞에 조화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옛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향년 91세로 사망한 이튿날인 3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고르바초프 재단에 있는 고인의 영정 사진 앞에 조화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별세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비에트연방(소련) 대통령의 장례식에 일정상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의) 장례식이 9월 3일 진행될 예정이지만 불행히도 (푸틴) 대통령은 업무 일정상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푸틴 대통령이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눈을 감은 병원을 사전에 찾아 마지막 경의를 표했다고 부연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대통령은 오늘 칼리닌그라드로 떠났다. 하지만 떠나기 전 중앙임상병원에 들러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에게 작별을 고하고 헌화하고 왔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관은 이달 3일 거행될 장례식 전까지 병원에 임시 안치된 상태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오랜 투병 끝에 8월 30일 91세 일기로 타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국장(國葬)으로 치러질지를 묻는 취재진의 말에는 의장대를 비롯한 국장의 요소가 일부 포함될 것이고 국가가 장례식 준비를 도울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국가 차원에서 장례를 돕는다는 것이 국장으로 장례를 치른다는 것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정확히 어떤 게 국장을 뜻하는지는 알아봐야 한다"며 "바로 이를 정확히 대답하긴 어려워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에 조의 전문을 보냈지만 이와 별개로 크렘린궁은 그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치를지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왔다.

러시아 정부가 소련의 마지막 최고 지도자인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어떻게 치를지와 관련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 내 일각의 부정적 평가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을 추진하고 서방과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며 냉전 종식을 이끌어내 서방 등 자유 진영에서는 위대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지만, 일각에선 지나치게 급진적인 개혁을 밀어붙이다 실패해 소련 해체를 초래한 장본인이라는 '배신자' 혹평도 나온다.


이상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rinebo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