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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데믹' 우려에도 약달러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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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데믹' 우려에도 약달러 대두

당분간 1200원대 후반
박스권 흐름 연출 전망

지난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2원 오른 1301.5원에 마감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2원 오른 1301.5원에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글로벌 은행 위기와 주요국 경기지표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94.3원)보다 7.2원 상승한 1301.5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039억원을 순매도해 원화 약세에 힘을 보탰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직후인 지난 23일 29.4원 급락해 1300원 선 밑으로 떨어졌으나 24일(16원↑)과 27일(7.2원↑) 2거래일 연속 반등하며 다시 1300원대로 올라섰다.

환율이 반등한 것은 글로벌 은행들이 연쇄 위기에 빠지면서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는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를 넘어 독일 최대 투자은행(IB) 도이체방크로 확산됐다. 마치 코로나 팬데믹처럼 공포가 전염병처럼 급속하게 번진다는 뜻에서 '뱅크데믹(Bankdemic·은행과 팬데믹의 합성어)'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예기치 못한 큰 충격이 없는 한 환율이 1200원대 중후반과 1300원대 초반 박스권에서 제한된 흐름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은행권 리스크는 진정되고 약달러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달러화 약세는 계속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7일(현지 시간) 전 거래일보다 0.25% 하락한 102.86에 마감됐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 약세의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면서 "미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6%인 것에 반해 유럽은 8.5%를 기록하고 있어,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정점론에도 불구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조금 더 긴축적인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불거진 은행권 금융 리스크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오히려 미 연준 긴축 스탠스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올해 역시 중국 경기 개선에 힘입어 신흥국의 성장률 개선 폭이 미국보다 클 전망"이라며 "절대적인 성장률 차이가 존재하나 전년 대비 성장 모멘텀을 고려하면 적어도 올해 중반까지는 약달러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