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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기 회장에 임종룡 낙점…'관치 논란' 재점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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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기 회장에 임종룡 낙점…'관치 논란' 재점화되나

임추위, 3일 숏리스트 4명 심층면접 진행 후 임종룡 전 위원장 단독 후보로 결정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자.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자. 사진=뉴시스
우리금융그룹의 차기 수장으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최종 낙점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임 전위원장을 비롯해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등 2차 후보군(숏리스트) 4명의 심층면접을 진행한 결과 임 전 위원장을 단독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했다. 임 내정자는 3월 중 예정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3월 25일 임기를 마치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뒤를 잇게 된다.
임 내정자는 1959년 전남 보성 출신으로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해 재정경제부에서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1차관과 국무총리실장을 거쳐 2013년부터 2015년 초까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내다가 금융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손태승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 우리금융 차기 회장직을 두고 내부출신과 외부출신 간의 경쟁구도가 짜여졌다. 최종 후보군에는 내부 2명과 외부 2명 등 총 4명이 이름이 올랐지만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우리금융 내 2인자로 꼽혔던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임 내정자의 사실상 양강구도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당초 '관치 논란'을 의식해 내부 출신 이 행장이 차기 회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관료 출신인 임 내정자가 차기 회장에 선임됐다.

임 내정자 발탁 배경에는 관치 논란에 부딪히더라도 우리금융 '개혁'을 위해선 외부 수혈이 필요하다는 데 임추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특히, 농협금융 회장을 역임한 경험이 있는 임 내정자가 민관을 모두 아우르며 금융당국과의 소통 측면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판단했다.

문제는 임 내정자의 선임을 두고 금융권에서 다시 관치 논란이 재점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농협금융 수장으로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이석준 회장이 선임된데 이어 우리금융까지 관료 출신이 회장을 맡으면서 이에 대한 반발이 예상된다.

하지만 임 내정자 선임을 무조건 관치로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임 전 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직을 수행하면 금융당국과의 소통 층면에서 내부출신 인사들보다 강점을 보일 것으로 평가한다. 또 지난해 횡령, 불법 외화송금 등 우리은행에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회에 '외부수혈'을 통해 우리금융 안팎을 쇄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 차원에서 민간 금융사에 특정 인사를 내려보내기 위해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고서야 회장 후보자가 관료 출신이라는 이유 만으로 '관치'라고 비판하는 것도 합리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아무래도 금융위원장까지 지낸 임 전 위원장이 내부 개혁과 당국과의 소통을 달성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임추위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