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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美 증시 상장-금융지주사 전환 '투트랙' 전략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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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美 증시 상장-금융지주사 전환 '투트랙' 전략 추진

풋옵션 분쟁이 길어지면서 상장에 발목 잡혀…돌파 취해 우회적 방법 모색

사진=교보생명 본사 전경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교보생명 본사 전경
교보생명이 미국 증시 상장과 함께 금융지주사 전환이라는 '투트랙'을 추진한다. 풋옵션 분쟁이 길어지고 국내에서 상장을 위해 추진해온 IPO마저 번번히 실패한 탓에 이를 동파하고자 전략을 바꾼 것이다.

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어펄마캐피털(KLI Investors LCC·이하 어펄마)과 만나 금융지주사 체제 전환 관련 논의 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과 그의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36.91%를 제외한 대다수의 지분을 재무적투자자(FI)들이 나눠서 갖고 있다. 오랜 시간 교우해온 코셰어 인베스터스(9.79%)와 타이거홀딩스(캐나다 온타리오 교직원연금·7.62%)를 비롯해 가디언홀딩스(어피너티·9.05%), KLI인베스터스(어펄마·5.33%), 헤니르 유한회사(IMM PE·5.23%), KLIC 홀딩스(베어링PEA·5.23%), 한국수출입은행(5.85%), 에이핀 인베스트먼트(싱가포르투자청·4.50%) 등이 그들이다.

교보생명은 이르면 내년 2월 정기 이사회에서 금융지주사 전환 관련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통상, 연간 첫 이사회에서는 직전 회계연도에 대한 결산과 함께 신년 사업 계획을 논의한다. 교보생명도 이번에 어펄마를 필두로 주요 주주들과 순차적인 만남을 추진한다.

교보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에 몰두하는 까닭은 현재의 단출한 사업구조만으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한 탓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계열사는 상장사(교보증권) 1곳과 비상장사(교보악사자산운용·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교보자산신탁·교보문고 등) 15곳에 불과하다. 그룹 차원에서 61개 계열사가 존재하는 삼성생명(상장 16·비상장 45)과 93개를 둔 한화생명(상장 7·비상장 86)과 비교해 포트폴리오 상 한계를 지닌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피너티를 주축으로 구성된 어피너티 컨소시엄(이하 어피너티)과의 풋옵션 분쟁이 길어지면서 국내에서 추진해온 IPO도 번번이 무산됐다. 그런 까닭에 금융지주사 전환도 오랜기간 계획에만 머물렀다.

사실상 법적 분쟁으로 국내 상장의 길이 막힌 교보생명은 현재 미국 증시에서도 상장을 추진 중이다. 교보생명이 미국 증시 상장과 금융지주사 전환까지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 데는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신성장 동력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탓이다.
교보생명은 현실적으로 국내외 증시 상장에 물리적 시간이 적잖이 소요되는 만큼 우선 금융지주사로 전환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교보생명이 아직 비상장사인 만큼 금융당국이 이를 승인해 줄지 여부는 미지수다.

금융지주사법상 비상장사에 대한 지주사 전환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FI들과의 법적 분쟁에 내포된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