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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대중 무역 흑자, 장부가 보다 반토막…미국은 2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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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대중 무역 흑자, 장부가 보다 반토막…미국은 2배 늘어"

"무역수지, 부가가치 · 소득 기준으로 산정해야"
부가가치 소득 기준 산정 시 대중 무역수지는 과대평가, 대미는 과소평가

30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30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생산망이 점차 고도화 되면서 무역수지가 실제 무역 이득을 반영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나왔다. 단순 총액만 볼 것이 아닌 부가가치나 소득까지 고려해 교역의 실익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

한국은행이 30일 발간한 '무역수지의 귀착분석: 부가가치와 귀속 소득을 중심으로'란 제목의 '조사통계월보' 보고서에 따르면 부가가치와 소득 기준 무역수지를 적용한 결과,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과소 평가되고 대중 흑자 규모는 과대 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액 기준 대미 무역수지는 2014년 1580억 달러에서 2020년 920억 달러로 줄었다. 하지만 실제, 대미 무역에서의 이득은 커졌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같은 기간 대미 부가가치 기준 무역수지는 1450억 달러에서 2010억 달러로 늘었기 때문이다. 소득 기준도 1060억 달러에서 2190억 달러로 큰 폭 상승했다.

최근 국제기구에서는 특정 국가가 수출하는 최종재 수출액에서 타국에서 수입해온 중간재 수입액을 제외한 부가가치로 그 나라의 수출금액을 판단하는 '부가가치 기준 무역수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학계에서도 교역재 생산에 다양한 국적의 생산 요소가 활용된 경우 생산 요소에서 분배 된 소득을 국적별로 분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분해된 것을 다시 국가별로 합산해 소득 기준을 삼는 무역수지의 활용에 대한 주장도 있다. 글로벌 생산망이 복잡해지면서 한 나라에서 모든 물건을 만드는 것이 아닌 부품을 수입하거나 외국 노동력·자본 등을 투입하는 등의 일이 허다하다. 이에 최종적인 부가가치나 소득을 기준으로 무역수지를 계산해야 현실적인 무역 이득을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영재 한은 조사국 모형연구팀 과장은 "코로나19 이후 산업 구조 변화, 미·중 무역 갈등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교역 환경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다양한 기준의 무역수지 개념으로 교역의 실익을 다각도로 평가해 이를 무역 정책 수립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중 무역의 경우 장부가 보다 실거래가가 낮게 조사됐다. 즉 무역수지 흑자에 비해 실익이 크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으로 대중 무역수지 흑자의 경우 총액 수출(5000억 달러)이 부가가치(2350억 달러)나 소득(2660억 달러)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중국은 미국 등 다른 국가의 최종재 수요에 대응 코자 글로벌 생산망을 구성하는데, 한국이 중국에 주로 중간재를 공급하는 구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영재 한은 조사국 모형연구팀 과장은 "우리나라와 중국이 미국 등 다른 국가의 최종재 수요에 대응코자 글로벌 생산망을 구성하는데, 우리나라는 중국에 주로 중간재를 공급하는 교역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