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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공시,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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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공시,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금융당국이 말하는 이자장사가 예대금리차 공시 통해 없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아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공시가 22일 시작됐다. 금리인상기 이자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어 실효성 등을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확대보기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공시가 22일 시작됐다. 금리인상기 이자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어 실효성 등을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매달 20일이면 은행연합회 홈페이지 소비자포털을 통해 은행들의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등의 차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 "금리상승기 금융소비자의 과도한 이자 부담을 덜어 주겠다"며 예대금리차 공시를 공약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이자장사를 비난하면서 예대금리차가 높은 은행이 마치 이자장사가 심한 은행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급기야, 은행들은 예대금리차가 가장 높은 은행이란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 공시에 앞서 예적금 금리 인상에도 부랴부랴 나섰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가계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은 전북은행(6.33%)이었다. 이는 전북은행의 경우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 상품이 많았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가계예대금리차가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에 비해 높게 나온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중저신용자가 많을수록 예대금리차는 높아진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토스뱅크 5.60% △케이뱅크 2.46% △카카오뱅크 2.33% 순이다.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평균 31.1%로, 5대 은행(16.8%포인트)보다 2배 가량 높다. 인터넷전문은행 중 토스뱅크(5.60%)가 가장 높은 데는 담보 대출 없이 신용대출만 취급한 탓이다. 통상 신용대출은 담보가 없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
5대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1.62%)의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계예대금리차가 가장 작은 은행은 전체 은행중에서 BNK부산은행(0.82%)이었으며 5대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1.04%)이었다. 하나은행은 점수 구간별 대출금리와 예대금리차도 가장 낮았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내 '가계대출금리' 공시는 은행별 평균 대출금리와 예대금리차가 신용평가(CB)사 신용점수를 50점 단위로 구분해 공시된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의 신용 1000~951점 고객 대상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대출금리는 연 4.15%, 예대금리차는 1.07%로 공시된다. 평균신용점수도 확인할 수 있다. 예대금리차는 전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매월 20일에 공시된다.

예대금리차 공시로 인해 금융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 모은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오히려 서민들의 고통만 더욱 늘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은행들은 예대금리차가 높은 은행이 이자장사가 심한 곳이라는 오명 듣는 것을 꺼린다. 단연, 이를 피하고자 앞서 예적금 금리 인상을 실시했다. 금융전문가들은 이같은 수신금리 인상이 은행의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우려했다. 결국, 대출금리가 상승해 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등 역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16일 발표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 기준인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월 대비 0.52%포인트나 폭등하며, 역대 최대 상승폭을 경신해 시중은행들의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 상승을 이끈 결과로도 나타났다.

예적금 금리인상은 '돈 놓고 돈 먹기 식'으로 목돈을 운영하는 고소득층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서민들에게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이자 부담만 늘어 부작용을 낳는다. 소비자가 실제 대출 시 은행 자체 신용등급에 따라 거래조건이 결정되므로 해당 지표를 단순히 참고용으로만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예대금리차는 전월 취급액 기준이므로 공시 지표만 맹신해선 안된다는 취지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대금리차 공시가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쉽게 비교해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라지만 소위, 금융당국이 말하는 이자장사가 예대금리차 공시를 통해 없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예대금리차 공시가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이며 실효성은 얼마나 있는지 충분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