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ESG 워치] 2022년 한국 기업들 ESG경영평가 추락

공유
0

[ESG 워치] 2022년 한국 기업들 ESG경영평가 추락

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 회장
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 회장
세계적으로 2022년은 ESG의 시련기였다. 우선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농도가 전년도에 비해 급증했다. 그 진원지는 중국이다. 2022년 중국의 석탄 생산량은 2021년 대비 9.7%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종주국인 독일도 석탄발전소를 재가동했다. 중국은 2025년까지 석탄 생산량과 발전량의 증가 추세를 이어가겠다고 한다. 우려할 정도다. 공격적으로 탈석탄 정책을 추진하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2022년 ESG 투자에서 한발 물러서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2022년 ESG경영 상태는 어떨까?

한국거래소 ESG포털에 공표된 자료를 근거로 살펴보자. 여기에는 KCGS 등급 기준에 따른 ESG 종합 등급 부여 현황이 간단히 정리되어 있다. 우선, 평가대상 기업 수는 2020~2022년 3년 동안 755개, 762개, 773개로 매년 약 1%의 근소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평가 기업들의 연도별 등급별(A, B, C, D) 비중을 분석하면, ESG경영의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 전체 기업들의 ESG경영 성과를 총괄해서 보면, 2021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평균 0.16등급 상승했으나, 2022년에는 2021년보다 0.67등급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ESG경영 성과는 전년도에 비해 추락했다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2022년 A, B등급 기업 수 비중은 41.5%로 2021년(68.8%)에 비해 크게 하락했으며, C, D등급 기업 수 비중은 58.3%로 2021년(31%)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A, B등급 기업 비중은 2021년엔 2/3 이상이었으나, 2022년이 되면 2/5 수준으로 대폭 낮아진다.

특히, 2022년 우수 기업들의 평가 결과가 매우 긍정적이지 못하다. A등급 비중은 2021년 23.85%에서 2022년 13.5%로 급격히 감소한다. 더 세분해서 보면, A+등급 기업 수는 2021년 12개사에서 5개사로 2/5로, A등급 기업 수는 2021년 170개사에서 117개사로 2/3로 대폭 줄어든다. 반대로, 2022년 D등급은 2020년(3.0%), 2021년(1.5%)에서 무려 33.1%로 급증해 세 기업 중 한 기업은 D등급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면, 2021년에 비해 2022년에 등급이 크게 하락한 업종은 무엇일까? 화학업, 전기전자업, 건설업, 기계업, 금융업, 유통업, 서비스업 등 21개 업종을 대상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전 업종에 걸쳐서 2022년에 하락했으나 통신업, 건설업, 금융업 등은 대체로 선방했다. 크게 하락한 업종은 광업, 음식료품업, 의료정밀업, 종이목재업, 농업·임업·어업, 기계업 등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재생에너지의 전환을 가속했으며,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2022년에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망 대란으로 발생한 에너지 부족 사태로 인해 2050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멈추거나 후퇴했다. 그러나 새해부터 유럽이나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다시 탄소중립 정책의 고삐를 세게 잡을 것이다. 수출 기업과 관련 기업들 앞에는 피할 수 없는 다중 문(multi-layered door)이 놓여 있다. 이 문들 중에서 가장 무겁고 두터운 문이 ‘ESG의 문’이다. 무역전쟁에서 주요국들은 ESG를 자국을 방어하는 방패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앞에서 본 2022년 기업들의 ESG경영 평가는 매우 우려스럽다. ‘위기’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미 올해 20일 만에 무역 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었다. 사상 최악이었던 2022년 472억 무역 적자액의 21%가 한 달도 못 되어서 났다. 혁신 없이는 답이 없는 것 아닌가! 정부에서는 노동, 연금, 교육 3대 혁신을 추진한다고 한다. 우리 기업들에 재무 중심 경영은 물론, 중요하다. 이젠, 재무 중심 경영을 넘어서 친환경과 탄소중립, 안전과 인권, 투명 경영과 이해관계자 참여의 ESG 혁신 경영으로 난국의 문턱을 넘어야 할 때이다.


이영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건축학), 지속가능과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