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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녹색 도시는 기후변화 대응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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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녹색 도시는 기후변화 대응 효자

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 회장
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 회장
탄소 배출의 주범은 무엇일까? ‘2030 NDC 40%’의 핵심은 무엇일까? 도시 그리고 건축이다. 전 지구 면적의 2%인 세계 도시의 에너지 소비율은 전 지구 에너지 소비의 75%를, 탄소 배출량은 80%를 차지한다. 탄소 중립 달성의 관건은 바로 도시에 달렸다. 인간 역사의 가장 위대한 성과물인 도시가, 이제는 오히려 지구에 치명적인 암적 존재가 될 수도 있게 되었다. 주택 등 건축은 세계 에너지 소비의 40%를 점유하며, 이 중에서 난방용 에너지의 비중은 약 75%이다. 탄소 중립 이행 과정에서 도시와 건축물의 저탄소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말할 수 있다.

건강한 어린 나무 한 그루는 소형 에어컨 10대의 냉방 효과가 있으며, 건물 주변에 적절히 식재하면, 소요 냉방 에너지의 30%를 절약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1인당 느티나무 20주를 심으면 가정용 전력 소비 탄소배출량을 100% 상쇄할 수 있다고 한다. 녹색도시로 탈바꿈되어야 한다. 건물은 외부로부터 에너지 공급 없이 스스로 자체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에너지 자립 건물’로 혁신되어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 도시상은 ‘에너지 제로 녹색도시’이다. 다음과 같은 사업들이 있을 것이다.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이젠 건축물이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시대가 가까이 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30년이 되면 신축 건물(500㎡ 이상)은 ZEB로 건축되어야 한다. 정부는 ZEB를 단계별로 의무화하고 있다. 2023년에는 500㎡ 이상 신축 공공건축물과 30세대 이상 공공 공동주택인 경우 ZEB 인증(5등급)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기존의 노후 건물들이다. 서울시의 경우, 총 건물 동수 60만 동 중에서 28만 동(47%)이 노후 건물(30년 이상)이다. 엄청난 양이다. 노후 건물들을 저탄소 건물로 바꾸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해질 것이다.

◇도시 숲


요즘 광화문으로부터 남대문까지 걷노라면 나무 터널 사이로 걷게 된다. 보도 폭이 넓어졌고 가로수들이 열 지어 서 있다. 청계천 복원사업(5.84km)은 기후변화 대응 도시의 가장 혁신적이고 모범적인 사례이다. 서울 시내 곳곳에 시청녹지광장 사업(6449㎡), 광화문시민광장 및 역사광장 사업(40,300㎡) 등 대규모 녹지가 조성되었다. 2010년대에 서울시 경의선 폐선부지(6.3㎞ 구간), 경춘선 폐선부지(6㎞ 구간)가 공원화되어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신정부 110대 과제에는 ‘지상 철도시설 지하화’가 있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도 ‘지상철도 지하화’ 내용이 들어 있다. 서울 지상철도 연장은 101.2㎞(국철 71.6㎞, 도시철도 29.6㎞), 차량기지 면적은 4.6㎢(국철 1.8㎢, 도시철도 2.8㎢)에 달한다. 이 사업의 면적은 뉴욕의 허파인 센트럴파크 3.41㎢(남북 4.1㎞, 동서 0.83㎞)보다 훨씬 더 큰 규모다. 이들 사업이 완성되면 서울은 세계적인 녹색도시로 탈바꿈될 것이다.

◇그린 존


파리시는 2030년 녹지율 50% 계획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파리 구도심 중심부의 보행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우리 도시도 점(건물), 선(가로)의 변신을 넘어서 면(구역)의 탈바꿈이 필요하다. 한 예로, 서울시의 구도심인 사대문 안에 일정 구역을 기후변화 대응 그린 존(Green Zone)으로 지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린 존에는 차선 25% 이상 축소, 차도 포장재 제거 및 보도용 포장재, 가로수 터널 등 보행가든 조성, 자전거도로 완비, 중대형 건축물 탄소배출 규제 등을 실행해 보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성령을 기르고, 정신을 펼치며, 혈맥이 잘 통하고, 손발이 뛰며 춤추게 하는 것은 반드시 산에 오르고, 물가에 나가며, 꽃 찾아다니고, 버들 숲을 거닐 때라고 말했다. 산, 물, 꽃, 숲의 녹색도시는 심신 건강 증진뿐만 아니라 친환경과 생태계 보호, 탄소 감축으로 ‘일타 삼피’ 효험이 있다. 녹색도시는 기후변화 대응 효자다.


이영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 지속가능과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