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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탄소발자국' 外 '물발자국''생태발자국'도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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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탄소발자국' 外 '물발자국''생태발자국'도 줄여야

문형남 국가ESG연구원 원장
문형남 국가ESG연구원 원장

ESG를 위해서는 탄소발자국을 줄여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한다. 그런데 탄소발자국 외에도 우리가 신경 써서 줄여야 할 발자국들이 또 있다. 물발자국과 생태발자국이 그것이다. 탄소발자국은 대부분 알고 있으므로 간단히 짚어보고, 대다수가 잘 모르고 있는 물발자국과 생태발자국에 대해서는 좀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은 개인이나 기업, 단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 기체의 총량을 의미한다. 제품의 생산에서 소비,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뜻하기도 한다. 2006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탄소발자국이라는 말이 처음 올랐고, 우리나라에서는 탄소(환경)성적표지라고도 한다. 개인이나 단체가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총량, 우리가 일상생활하면서 탄소를 얼마나 배출해내는지 양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표시한 것이다.

물발자국(water footprint)은 단위 제품 및 단위 서비스 생산 전과정(Life cycle) 동안 직‧간접적으로 사용되는 물의 총량을 뜻하는 것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 소비하는데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지 나타내 주는 지표이다. 우리나라는 2021년부터 물발자국 인증제도가 도입되어 세탁기, 양변기, 정수기, 비타민음료, 두부 등 국내 제품 10여개에 물발자국 인증이 부여되었다.

물 사용량으로 탄소 배출량을 계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295ℓ(2019년 기준)이며, 이에 따른 1인당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6.6㎏이라고 한다. 탄소발자국 계산기처럼 물발자국 계산기 웹사이트도 있다.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은 사람이 사는 동안 자연에 남긴 영향을 토지의 면적으로 환산한 수치다. 인간이 지구에서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의식주, 에너지, 시설 등의 생산, 폐기물의 발생과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개인 단위와 국가 단위, 지구 단위로 나타내는 방식이다. 한국의 1인당 생태발자국은 5.7GHA(글로벌 헥타르)이고, 생태계의 수용력(biocapacity)은 0.7GHA이다. 즉, 한국은 적정한 생태계 수용지수가 0.7GHA인데, 생태발자국은 5.7GHA로 무려 5.0GHA를 빚지고 있다.

생태발자국은 자연자본에 대한 인간의 수요이다. 인간과 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연자본의 양이다. 수요 측면에서 생태발자국은 농경지, 목초지, 산림, 어장, 도시, 탄소 부문의 6가지 요소로 구분하여 측정한다. 한 국가의 생태발자국은 해당 재화 또는 서비스가 국내 생산, 수입 등 생산지와 상관없이 국내 모든 수요를 고려해 추산한다.

지구가 기본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면적은 1인당 1.8㏊이다. 면적이 넓을수록 환경문제가 심각함을 의미한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이 면적이 넓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선진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20%가 세계 자원의 86%를 소비한다. 한국은 1995년 기준으로 이 기준점을 넘기 시작했고, 2005년에는 3.0㏊에 이른다. 인간이 이용하는 생태서비스 공급에 필요한 토지와 바다의 면적을 생태용량(biocapacity)이라고 한다.

생태용량이 생태발자국을 초과하는 나라를 생태 채권국이라고 하고, 생태발자국이 생태용량을 초과하는 나라를 생태 채무국이라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생태 채권국은 줄고, 생태 채무국이 늘고 있다. 생태발자국이 높은 지역에서는 지구의 환경이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 용량(자원의 양)을 넘은 이용량 상태인 오버슛(Overshoot)이 문제가 된다. 지구가 생산해낼 수 있는 1년치 자원이 소진되는 날은 '어스 오버슛 데이(EOD, Earth Overshoot Day)'라고 한다.

세계 각국의 정부, 기업, 가정에서 탄소발자국, 물발자국, 생태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노력중이다. 각국에서는 소비자단체 등이 나서서 한정된 자원을 적절히 이용하고 후세대들이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탄소 배출, 물 사용, 생태용량 등을 줄이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문형남 국가ESG연구원 원장(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대한경영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