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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씀리뷰] “테라보다 괜찮은데?”...올 몰트 맥주 켈리, 형만 한 아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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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씀리뷰] “테라보다 괜찮은데?”...올 몰트 맥주 켈리, 형만 한 아우 “있다”

부드러운 맛·적당한 탄산감·은은한 잔향... ‘잘 만든 라거 맥주’
‘깔끔한 뒷맛’으로 가볍게 마시기도, 음식과 곁들이기도 좋아

하이트진로가 '테라'에 이어 4년만에 올 몰트 맥주 신제품 '켈리'를 출시한다.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하이트진로가 '테라'에 이어 4년만에 올 몰트 맥주 신제품 '켈리'를 출시한다.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직장인들이 퇴근 후 가볍게 한잔하기에 맥주만큼 적당한 술도 없을 겁니다. 저 역시 술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마신다면 대부분 맥주를 선택하곤 하는데요. 각종 수입 맥주를 전전하다가 최근엔 거의 ‘테라’를 마시게 됐습니다. 음식점에서 자주 마시다 보니 입맛에 익숙해지기도 했고, 무난하고 깔끔한 라거라는 점 때문이었죠.

그 ‘테라’를 만든 하이트진로에서 4년만에 새로운 신제품을 내놨습니다. 올 몰트 맥주 ‘켈리’입니다. ‘테라’가 출시 이후 돌풍을 일으킨 만큼, 동생격 제품인 ‘켈리’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중입니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이 있죠. 보통 후속작이 원작만큼 성공하긴 쉽지 않기도 하고요. 과연 ‘켈리’는 어떨까요?
먼저 병 디자인이 눈길을 잡아끕니다. 병 어깨 부분의 곡선과 디테일에 더해 반투명한 호박색 병이 굉장히 고급스러운 인상을 주네요. 뭐랄까, 맥주 자체를 색으로 형상화한듯한 느낌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이왕이면 패키지 디자인이 예뻐서 나쁠 건 없겠죠. 다만 캔 디자인은 병에 비해선 좀 심심한 편입니다. 그래도 독특한 색상이라 다른 맥주들 사이에서 눈에 띌 것 같긴 하군요.

'켈리'를 잔에 따라봤다. 거품이 많이 나는 편은 아니다.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켈리'를 잔에 따라봤다. 거품이 많이 나는 편은 아니다.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맛’이겠죠. 맥주잔에 따라보니 적당한 거품과 함께 탄산이 보글보글 올라옵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모양이죠. 탄산과 함께 진한 맥아향이 풍깁니다. 한 모금 머금으니 살짝 달큰한 맛과 함께 입안 가득 부드러운 맥주 맛이 감돌다 사라집니다. 무엇보다 뒷맛이 굉장히 깔끔한 게 놀랍습니다.

사실 ‘테라’를 마실 땐 혀에 남는 씁쓸한 맛 때문에 뭐라도 안주 거리를 함께 먹게 됐었습니다. 치킨이라도 시켰다간 ‘가볍게 한잔’이 삽시간에 무거워지곤 했죠. ‘켈리’는 그런 뒷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뒷맛 대신 코에 맥아의 잔향이 남아서 기분 좋은 취기를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숨을 내쉴 때마다 맥주 냄새가 다시 느껴지는 것만 같습니다.

라거 맥주라면 탄산감을 빼놓을 수 없죠. ‘켈리’도 바로 삼키면 딱 적당한 탄산감으로 시원한 목넘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른 라거 맥주에 전혀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요. 다만 입에 한번 머금으면 탄산감이 좀 약해지다보니 목넘김을 중요시한다면 바로 삼키는게 좋겠습니다. 바로 삼켜도 불쾌할 정도로 자극적이진 않았습니다.

사실 ‘켈리’의 풍미 자체가 아주 강한 편은 아닙니다. 나쁘게 말하면 밍밍한 맛이라 할 수 있겠죠. 독특한 향이나 맛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가볍게 한잔 정도 마시거나, 음식과 곁들여 먹기엔 정말 좋았습니다. 갈비찜, 전, 스테이크, 회, 삼겹살, 치킨 정도와 같이 먹어봤는데, 깔끔한 맛 덕분에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렸습니다. 입가심으로 마시면 맥주가 음식맛을 끌고 사라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요.

전체적으로 잘 만든 ‘라거 맥주’라는 인상입니다. 호불호 없이 누구나 가볍게 마시기 적당한 맥주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켈리’를 출시하면서, ‘테라’에 이어 또 한번 돌풍을 일으켜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최근 올 몰트 맥주는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켈리’가 특색있는 맛과 향 대신 무난한 대중성을 택한 이유일 겁니다. 과연 ‘켈리’가 시장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입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