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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글로벌 MZ세대 “페미니즘 너무 나갔다”…남성 역차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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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글로벌 MZ세대 “페미니즘 너무 나갔다”…남성 역차별 우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영국 킹스칼리지가 공동 실시한 2023년 글로벌 양성평등 여론조사 결과. 사진=입소스이미지 확대보기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영국 킹스칼리지가 공동 실시한 2023년 글로벌 양성평등 여론조사 결과. 사진=입소스

전세계적으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사이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뜻밖으로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의 지위와 권익을 향상시키자는 목소리가 지나치게 강하게 표출되면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우려가 어느 세대보다 양성평등에 가장 민감할 것으로 여겨지는 MZ세대에서 널리 확산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어서 주목된다.

글로벌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영국 킹스칼리지 부설 여성리더십글로벌센터(GIWL)가 최근 공동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다.

◇MZ세대 과반 “남성 역차별하는 결과 낳는 양성평등에 우려”

1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두 기관은 지난 8일 제111회 세계 여성의 날에 맞춰 미국, 캐나다, 인도, 한국,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예,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전세계 33개국 국민 2만25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지난 1월 6일까지 실시한 양성평등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6세에서 74세 사이의 성인이 조사 대상이었다.

나라별로 나온 응답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68%가 남녀간 불평등이 존재하며 남녀 모두가 이를 개선하는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조사했을 때 나타난 결과와 비교하면 이같이 답한 응답자는 5퍼센트포인트 감소했다. 양성평등이 그 사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뜻밖의 결과로 여겨진 대목은 밀레니얼 세대에 속하는 응답자의 53%와 Z세대에 속하는 응답자의 52%가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한 자국의 사회적 분위기가 지나친 방향으로 흐르고 있으며 그 결과 남성이 오히려 역차별 당하는 문제를 낳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다.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 사이에서는 각각 40%와 46%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MZ세대의 반감이 모든 세대 가운데 가장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MZ세대가 과도한 페미니즘 우려하는 이유


이같은 조사 결과는 조사에 참여한 밀레니얼 세대의 44%와 Z세대의 45%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여긴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비붐 세대의 36%와 X세대의 37%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간주하는 비율이 높은 MZ세대가 오히려 페미니즘의 ‘지나친 발호’를 우려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입소스와 GIWL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남녀평등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여성의 권익은 신장될지 몰라도 남성의 권익이 지나치게 침해될 가능성에 MZ세대가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양성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나치게 표출되면 양성평등이 오히려 후퇴할 수도 있다는 논리인 셈이다.

입소스와 GIWL는 “이번 조사 결과 MZ세대의 절반은 여성의 권익을 신장하려는 노력이 남성에 대한 역차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오늘날의 기준으로 젊은 남성의 삶이 젊은 여성에 비해 낫지 않다고 보는 회의적인 시각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남녀간 성 역할에 대한 MZ세대의 생각이 다른 세대에 비해 보수적으로 나타난 것에서도 뒷받침된다고 이들은 밝혔다. 이 대목이 이번 조사에서 가장 이례적인 가운데 하나라고 두 기관은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 MZ세대 응답자의 30%가 “결혼한 부부의 경우 남성이 집에서 아이를 기르는 것은 남성에 어울리지 않은 일”이라는 의견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의견에 공감한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는 각각 14%와 22%에 머물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