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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니켈 산업 '내홍'…국내 배터리 업계로 불똥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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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니켈 산업 '내홍'…국내 배터리 업계로 불똥튀나

필리핀 정부, 수출에 10% 세금 추진…현지업계 "광산폐쇄" 극력 반발

세계 2위 니켈 생산국인 필리핀이 니켈 수출에 최대 10%의 세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2위 니켈 생산국인 필리핀이 니켈 수출에 최대 10%의 세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니켈 원자재 생산에 중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 배터리 업계에 경고음이 들려 오고 있다. 이는 세금 부과에 따른 필리핀 정부와 니켈 광산 업계의 마찰 때문이다. 필리핀은 니켈 생산량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1일(한국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니켈 수출에 최대 10%의 세금을 매길 예정이다. 현지 니켈 광산 업계는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반발해 광산 폐쇄라는 초 강수로 맞서고 있다.
필리핀 니켈광산협회 단테 브라보 회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처음부터 10%의 세금을 매기려 들었다. 이는 필리핀 니켈 산업을 망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보 회장은 “(필리핀)정부가 업계의 사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현장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밝힌 2021년 자료에 따르면 필리핀은 연간 총 37만 톤의 니켈을 생산했다. 이는 인도네시아(100만 톤)에 이은 세계 2위에 해당된다. 이들 두 국가는 전 세계 나켈 생산량(270만 톤)의 50.7%를 차지하고 있다. 3위는 25만 톤의 러시아다.

매장량은 총 2100만 톤을 보유한 인도네시아와 호주가 공동 1위다. 3위는 브라질로 1600만 톤, 필리핀의 매장량은 480만 톤에 그치고 있다. 필리핀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은 자원 강국 인도네시아의 뒤를 이은 조치로 한국 배터리 업계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주도의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와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중이어서 니켈 가격의 상승은 배터리 원가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지난 달 30일 기준 니켈 가격은 톤당 2만9535달러로 전년 평균 대비 15% 올랐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성능을 좌우하는 주원료다. 양극재에 들어가는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주행 거리와 에너지 밀도가 개선된다.

필리핀 환경 및 천연 자원부 장관 안토니오 로이자가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가공하지 않은 니켈 수출에 대해 진보적인 시각을 포함한 다양한 조치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의 이 같은 조치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동시에 매장량 1위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방침을 추종하는 것이어서 압박감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필리핀 정부 당국자는 이 부문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와의 직접 비교에는 일정한 선을 긋고 있다.

필리핀은 현재 34개의 니켈 광산을 운영 중에 있으며 생산된 대부분의 원석은 중국과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세계 최대 니켈 소비국인 중국은 지난해 필리핀에서 니켈 광석과 정광 3323만 톤을 수입해 전체 수입량 4002만 톤의 83%를 차지했다.

한 중국 무역 업체 대표는 "필리핀에서 공급되는 광석의 대부분을 감안할 때 수출세는 중국 생산자들에게 더 높은 비용을 초래할 것이다. 세금 안이 승인되더라도 세금이 발효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