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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배터리 투자 숨고르기?…GM과 4번째 공장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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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배터리 투자 숨고르기?…GM과 4번째 공장 보류

WSJ "LG엔솔-GM 합작 4공장 백지화 위기"
LG엔솔, 이미 다른 업체와 협력 이어가...협상 우위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메리 바라 GM최고경영자(CEO). 사진=LG에너지솔루이미지 확대보기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메리 바라 GM최고경영자(CEO). 사진=LG에너지솔루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4번째 미국 공장 설립이 보류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미 많은 자동차 업체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협상 우위에 점했다는 평가다.

지난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4번째 미국 공장 건립에 대해 "무기한 보류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최근 몇 달간 경영진들 간의 협상이 이어졌지만 합의 없이 끝났다"고 했다. 또 "최근 들어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투자가 많아졌고 이에 4공장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 단순히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납품하는 배터리 업체가 아닌 합작사를 설립했다. 먼저 GM과는 이미 공장을 세웠거나 짓고 있다. 벌써 3번째 합작 프로젝트다. 투자금액은 1공장 당 1조원 이상이 투입됐다. 이른 시간 안에 공격적인 투자를 한 것이다.

다른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도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와 약 1조4000억원을 들여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스텔란티스와는 4조8000억원을 투자해 캐나다에 합작 공장을 짓는다. 혼다와는 5조5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오하이오주 신규 공장을 세운다. 합산 투자금액은 11조7000억원에 이른다. 앞서 GM과 50:50 비율로 투자금액을 산정한 만큼 이 중 LG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하는 금액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 르노닛산, 토요타 등 주요 완성차 업계에 자사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의 입지가 더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즉, 협상 시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기차를 만드는 완성차 업계 대부분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히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 업체를 찾는 것이 더 쉽다고 평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고객사는 GM뿐이 아니다. 대부분 업체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와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얼티엄셀즈 4공장에 대해 양사는 현재 논의 중이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GM의 미국 4번째 공장 설립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신은 "GM이 적어도 한 곳의 다른 배터리 공급업체와 논의 중"이라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