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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왕정복고' 향한 첫걸음, LCK 스프링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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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왕정복고' 향한 첫걸음, LCK 스프링 개막

양대 국제리그에 아시안게임까지…中과 '양강 구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 경기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LOL파크 'LCK 아레나'의 모습. 사진=라이엇게임즈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 경기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LOL파크 'LCK 아레나'의 모습. 사진=라이엇게임즈코리아
국내 최대 e스포츠 리그로 꼽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 이른바 LCK의 전반기 리그가 18일 막을 연다. 지난 2018년에 이어 5년만에 아시안 게임과 한국에서의 LOL 월드 챔피언십이 열리는 만큼 선수들에게 더욱 강한 동기가 부여될 전망이다.

올해 LCK의 캐치프레이즈는 '다시 원점으로'란 뜻을 담은 '오리진 어게인(Origin Again)'이다. 이정훈 LCK 사무총장은 "LCK는 지난해 월드 챔피언십 우승으로 '황부리그(황제+세계 1부 리그)' 자리를 되찾았다"며 "올해 황부리그라서 역사를 다시 쓰는 첫해를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LCK 사무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선수 에이전트 공식 관리 개시, 유망주를 위한 육성권 제도 도입, 10개구단 선수 대표로 이뤄진 '선수 분과' 신설, 경기장 테이블·공식 모니터 업그레이드 등 선수 복지 정책을 다수 실시했다. 또 LCK 공식 프로그램으로 해외 리그 정보를 공유하는 '시크릿 보드룸'을 신설했다.

아울러 모회사 라이엇게임즈코리아와 연계, 국내 LOL 서버의 해외 프로게이머용 임대 계정 발급을 중단했다. 해외 선수용 임대 계정은 솔로 랭크를 통해 보다 쉬이 교류하고 역량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발급됐으나 실제로는 국내 게이머들의 전략 유출, 해외 선수들의 무분별한 트롤링(악성 게임 이용) 등의 문제점을 일으켜왔다.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둔 DRX 선수들의 모습. 왼쪽부터 '킹겐' 황성훈, '데프트' 김혁규, '표식' 홍창현. 사진=라이엇게임즈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둔 DRX 선수들의 모습. 왼쪽부터 '킹겐' 황성훈, '데프트' 김혁규, '표식' 홍창현. 사진=라이엇게임즈코리아

한국은 과거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e스포츠 종주국으로 불려왔으나 최근 몇년간 LOL 종목에서 LCK는 중국 LOL 프로리그(LPL)에 밀려 줄곧 '세계 2부리그'로 취급 받았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양대 LOL 국제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과 월드 챔피언십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을 LPL 소속팀과 중국 국가대표팀이 휩쓰는 동안 한국은 MSI와 아시안게임 준우승, 월드 챔피언십에선 최고 8강을 기록했다.

이후로도 월드 챔피언십에선 지난 2019년과 2021년 LPL이, 2020년과 2022년은 LCK가 우승하는 등 주고받는 양상을 보였으나 MSI에선 유럽의 LEC(LOL 유로피언 챔피언십)과 LPL이 각각 1번, 2번 우승하는동안 2번의 준우승을 수확하는 데 그쳤다.

이번 LCK 스토브리그에선 10개팀 주전 선수 50명 중 30명 이상이 FA(자유 계약)으로 풀려나는 등 'FA 대란'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월드 챔피언십 우승 경력이 있는 '너구리' 장하권이 만 22세란 젊은 나이에 은퇴했다. 장하권 선수와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고스트' 장용준, LCK 우승자 출신 '테디' 박진성 등은 팀을 구하지 못해 'FA 미아'가 됐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LCK의 선수층을 흡수해오던 LPL이 올해는 잠잠했다는 것은 전화위복이었다. 지난해 서머 스플릿 우승팀 젠지의 '룰러' 박재혁이 중국의 징동 인텔로 자리를 옮겼으나, 반대로 LPL의 에이스급 선수로 꼽히던 '바이퍼' 박도현, '클리드' 김태민 등은 한국의 한화생명 e스포츠로 영입됐다.

2022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결승전의 모습. 한국의 T1과 중국의 로얄 네버기브업(RNG)가 맞붙어 RNG가 3:2로 승리했다. 사진=라이엇게임즈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결승전의 모습. 한국의 T1과 중국의 로얄 네버기브업(RNG)가 맞붙어 RNG가 3:2로 승리했다. 사진=라이엇게임즈 유튜브

올해 LOL e스포츠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과 중국의 양강구도가 될 전망이다. LEC는 지난 2019년 MSI 우승 이후로는 하향세를 거듭, 지난 2년간 월드 챔피언십에서 연달아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아시안 게임에서 맞붙게 될 베트남·대만·일본 등도 아직은 중국이나 한국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e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국제전 선전을 위해선 리그 차원에서는 물론 KeSPA(한국e스포츠협회) 등의 실효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며 "지난해 아시안게임 LOL 국가대표 선발 논란 같은 일이 반복되선 안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KeSPA는 3월 말 "LOL 종목 국가대표는 차출 형태로 구성한다"고 말했으나 다음달 17일 돌연 예비 후보 10인을 선정, 소집 훈련과 평가전을 통해 최종 후보 6인을 선발한다 발표해 '말 바꾸기' 논란이 일어났다.

이후 KeSPA는 평가전을 연기하고 당초 소집했던 선수들을 조기 복귀시키는 한편 김정균 감독이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고 27일 "김 감독의 우려 표명에 불구하고 일정 조율에 유연히 대처하지 못한 점 반성과 유감의 뜻을 전한다"며 "이후 국가대표 선발절차를 보다 더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임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내놓았다.

LCK 스프링 스플릿은 18일 오후 5시, 담원 기아와 DRX의 1차전과 젠지 e스포츠와 T1의 2차전으로 막을 연다. 정규리그 성적 상위 6개 팀이 3월 22일부터 플레이오프 경기들을 치루며, 4월 9일 결승전으로 마무리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