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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현대차 부품공급업체 4곳 이상에서 '아동 불법고용'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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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현대차 부품공급업체 4곳 이상에서 '아동 불법고용' 드러나

현대차 "부품공급업체들 지역경제 타격 고려해 거래정지 아닌 시정조치 후 감시 강화"

아동 불법고용 노동 혐의를 받고있는 SL앨라배마. 사진=SL 앨라배마이미지 확대보기
아동 불법고용 노동 혐의를 받고있는 SL앨라배마. 사진=SL 앨라배마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미국 공장의 부품공급 업체 4곳 이상에서 아동 노동자들이 최근 몇년동안 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연방당국이 조사를 펼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빠른 성장으로 미국내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업체가 된 현대자동차의 평판에 나쁜 영향을 끼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미국법인의 최소 4개 이상의 주요 부품 공급 업체가 최근 몇 년 동안 앨라배마 공장에서 아동 노동자들을 고용해 노동을 시켜왔으며 주·연방 수사기관은 아이들이 미국 남부의 자동차 제조업체 공급망 전반에 걸쳐 수십 개의 추가 제조업체에서 일했는지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조사결과로는 자동차용 새시와 바디부품을 제조하는 화신아메리카(Hwashin America Corporation)에서 14세 과테말라 소녀가 자동차 차체부품을 조립하는 일을 한 것으로 드러난 데 이어 앨라배마 쿠세타마을에 위치한 아진산업에서 최소 10명의 미성년자가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현대자동차의 자회사인 스마트앨라배마LLC(SMART Alabama LLC)에서는 12세미만의 아동노동자를 고용했다는 사실이 폭로되었고 SL앨라배마 LLC(SL Alabama LLC)에서는 13세 아동을 포함한 미성년자 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품공급업체들의 이러한 아동노동 실태가 문제되기 시작하자 현대자동차는 성명을 내고 "노동법 위반을 용인하거나 용납하지 않는다"며 "공급 업체와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법을 엄격히 준수 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아는 "아동 노동 관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내부 또는 비즈니스 파트너 및 공급 업체 내에서 불법적이거나 비 윤리적인 작업장 관행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사내 인권 정책에도 사업장과 공급업체에서 아동 노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앨라배마와 미국 법은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 공장 작업을 제한하고 있다. 이외에도 18세 미만의 모든 근로자는 금속 프레스, 절단기와 과속 지게차 등 생명과 사지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자동차 공장의 많은 위험한 작업을 금지하고 있다.

문제를 일으킨 공급업체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지난 7월 아동노동 문제가 붉어지자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현대자동차 미국법인 대표는 구매 부서에 아동노동 문제가 불거진 공급 업체와의 거래를 가능한 한 빨리 중단하도록 명령했다고 말했지만 최근 이러한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히며 문제가 발생한 공급업체에 대해 시정조치를 취하고 감독을 강화해 나가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가 이러한 조치를 취한 이유로는 공장폐쇄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한 판단인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조사를 진행중인 데이비드 웨일 (David Weil) 노동부 임금·시간부서 관리자는 "충격적"이라고 밝히며 "노동에 동원된 아동들의 연령과 그들이 했던 노동의 위험성, 모두 명백한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동법 전문가들은 높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부품공급 업체들이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공장의 작은 공간도 생산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하며 아동노동이 발생한 지역들이 외딴 시골 지역이면서 인구 밀도가 낮았던 것이 법의 규제가 충분히 작용하지 못했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관련 조사기관은 수사를 더욱 확대하고 있으며 이 사건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미국내 평판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