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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고물가 생활고에 '부업'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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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고물가 생활고에 '부업' 급증

미국의 인플레이션 추이. 사진=미 노동통계국/폭스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인플레이션 추이. 사진=미 노동통계국/폭스뉴스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대상은 직장인이다. 물가가 크게 오른 만큼 실제로 쓸 수 있는 가처분 소득도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40년 만에 닥친 최악의 인플레 파고를 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본업 외에 부업을 하는 미국 직장인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고물가 추세 속에서도 지난달 기준으로 미국의 일자리가 26만여 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외형적으로는 미국의 고용시장이 탄탄히 버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는 부업에 나서는 직장인이 크게 증가한 결과라는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늘어난 일자리 가운데 상당수가 ‘부업’에 속하는 일자리라는 뜻이다.

◇지난달 일자리 26만3000개↑ vs 부업 일자리 16만5000개↑


폭스뉴스는 미국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고용시장 현황 보고서에서 지난달 기준 비농업 부문의 일자리가 전달 대비 26만3000개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고금리 국면이 열리고 그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으나 부업을 하는 직장인의 규모도 크게 늘어난 점이 간과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같은 노동부 통계를 인용해 지난달 기준으로 부업을 하는 직장인의 규모가 무려 16만5000명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전했다.

빌 애덤스 코메리카뱅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본업 외에 부업까지 하는 근로자가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 6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여기에 속하는 경우 최근 6개월 동안 평균 6만 개 수준에서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애덤스 이코노미스트는 “부업에 속하는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고물가 때문에 줄어든 실질소득을 만회하는 데 나선 직장인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의미”라면서 “11월 고용통계에서 나타난 26만여 개의 일자리 순증가의 배경에 부업 일자리의 증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고용시장의 구체적인 흐름은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고용시장 추이는 금리인상 조치를 거듭하고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향후 행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일반적으로 미국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일자리 시장이 뜨거울수록 금리인상 기조를 접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가와 임금 상승률 커다란 격차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위) 및 시간당 임금 추이. 사진=미 노동통계국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위) 및 시간당 임금 추이. 사진=미 노동통계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부업에 나선 미국인이 크게 증가한 것은 연준이 최근 발표한 베이지북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베이지북은 연준 산하 12개 지역 연방은행이 각 지역의 경기동향을 파악한 것을 모아 발표하는 보고서로, 연준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보고서에서도 부업에 속하는 일자리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가 파악됐다는 것.

폭스뉴스는 베이지북 보고서를 인용해 “두 가지 이상의 일자리를 가진 미국인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40년 만에 찾아온 고물가로 미국 가계의 구매력이 얼마나 심각하게 줄었는지를 잘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노동부의 지난달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10월 현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뉴스는 “물가는 거의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반면 근로자들의 시간당 임금은 지난 10월 기준 2.8%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나 물가와 임금 간 상승률 격차가 엄청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