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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패러다임3.0시대①] "카페야 빨래방이야"…현대인의 '쉼터'되는 미래형 세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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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패러다임3.0시대①] "카페야 빨래방이야"…현대인의 '쉼터'되는 미래형 세탁소

동네세탁소에서 세탁대행 플랫폼·드라이브스루 세탁카페까지…세탁소의 무한변신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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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주거 밀집 지역 중 하나인 마포구 망원동. 각종 프랜차이즈 맛집과 골목이 즐비한 이곳에는 곳곳에 자리한 셀프 빨래방이 눈에 들어온다. 네이버 주소창에 '망원 빨래방'을 찍으니 등장한 셀프빨래방만 20~30여곳. 망원동에서 거주하는 1인 가구 박민주(35세·여)씨는 "접근성이 높은데다 1만원 수준이면 이불 등 대형 세탁도 가능해 2주에 한번 꼴로 빨래방을 이용하고 있다"며 "세탁이 진행되는 40여분간 인근 커피숍에서 메일 등을 확인하는 것이 주말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20년 전까지만해도 동네마다 자리했던 세탁소가 사라졌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 등 생활방식의 변화로 셀프 빨래방과 세탁중개점으로 빠르게 대체됐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의 바쁜 일상 속 편의를 돕는 '빨래방'으로 진화하며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들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전거를 탄 사장님이 요상한 목소리로 '세~딱'을 외치며 빨래를 수거하던 '동네세탁소'를 1세대로 본다면, 1990년대 등장한 무인(코인)빨래방은 2세대 세탁소로 구분할 수 있다. 2세대 특징은 프랜차이즈 형태로 저렴한 가격과 정찰제를 만들어 세탁의 표준화를 이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소비자가 소량의 빨래를 손쉽게 세탁할 수 있게 일반 세제용 자동세탁기를 설치해 놓고 이용하게 하는 '셀프 빨래방'과 소비자로부터 세탁물을 모아 별도의 세탁공장에 전달해 일괄 처리한 후 소비자에게 다시 전달하는 방식의 '세탁중개소'로 나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번 주말 모임은 빨래방에서?"…세탁카페에서 즐기는 힐링타임


어반런드렛 더 테라스 내부 모습. 녹색을 강조한 플렌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사진=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어반런드렛 더 테라스 내부 모습. 녹색을 강조한 플렌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사진=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 용인시에 거주하는 비건족 최다은(45·여)씨는 주말 친구들과 브런치 모임을 할때마다 세탁물을 손에 쥐고 나간다. 주차공간을 들어서자마자 운전석 쪽으로 보이는 키오스크를 통해 세탁물을 접수한 뒤 카페로 향하는 최씨. 마치 작은 공원에 온 듯한 공간내 프리미엄 티 한잔과 계절과일 그릭요거트를 맛보며 친구들과 일상을 나누다보면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가 한번에 날아간다.


최 씨가 주말모임을 하는 곳은 카페가 아닌 빨래방이다. 세탁업이 2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탄생한 세탁프랜차이즈는 최근 단순 세탁뿐 아니라 카페, 놀이터, 전기차 충전까지 휴식과 편의를 제공하는 사랑방으로 거듭나고 있다. 3세대 세탁소는 빨래를 라이프케어의 한 카테고리로써 새로운 경험을 누리는 생활밀착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한 것이다.
3세대 세탁시장 속에는 온라인 세탁서비스도 있다. 2015년 혜성같이 나타난 세탁서비스 앱 '세탁특공대'가 모바일 시대 포문을 연데 이어 4년 뒤 런드리고 서비스가 합류하면서 손안에서 해결하는 세탁시장은 더욱 몸집이 커진다.

여기에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국내 모바일 세탁앱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킨다. 현재 모바일 세탁업 양대 산맥을 이루는 두 업체가 하루에 세탁하는 의류는 약 5만벌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생활 속에 스며든 '빨래방', 4년간 37.8% 늘었다


다양한 세탁서비스의 등장으로 세탁프랜차이즈 미래에는 장미빛 훈풍이 감지되고 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세탁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약 29개, 2020년 기준 상위 6개 가맹사업자의 가맹점 수는 4252개에 달했다.

2016년 3086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 4년간 37.8% 증가한 수치다. 이마저도 빨래방이 '세탁업'으로 신고하지 않아도 영업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적으로 빨래방은 약 5400여개가 존재한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건강과 위생을 생각하는 소비 트렌드에 살균 효과를 가진 가전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의류 관리기 시장은 2016년 7만~8만대 규모에서 지난해 12만대 수준으로 팽창한 상태다. 이제 집집마다 세탁기부터 건조기, 스타일러까지 설치될만큼 필수품이 되고 있다.

하지만 15kg 무게에 개당 150만원 하는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까지, 공간과 가격에 대한 부담이 크다. 반면 셀프 무인빨래방은 24시간 운영하고 30·50리터 단위 생활빨래도 가능해 이용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진화된 세탁서비스들은 가구들의 공간 문제를 해결하고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소비패턴이 맞물리며 무한한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며 "세탁소의 진화는 가격 경쟁력·표준화를 통해 세탁시장을 현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국내 세탁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이면 7조2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조5000억원 정도였던 시장규모는 연평균 3%씩 성장해 지난해 기준 약 2조원대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프랜차이즈세탁소는 1~2억원 수준의 소자본 1인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과 의류의 고급화, 다양화, 1인 가구 증가 등의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창업 1순위가 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탁플랫폼의 경우 배송지연이나 누락, 오배송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용량으로 처리하다보니 의류클리닝의 저품질을 초래하는 등 섬세한 의류 케어가 안된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탁소의 드라이클리닝을 대량 드라이클리닝(공장)화하고 대량공정에 따른 드라이클리닝이 중국식 완벽한 환경파괴의 주범이란 점도 무시할 수 없다"며 "세탁시장의 미래를 위해선 업계가 다 같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전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ee787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