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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4년-③] "車의 한계를 넘다" 연료의 다양화와 모빌리티 영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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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4년-③] "車의 한계를 넘다" 연료의 다양화와 모빌리티 영역 확장

전기차와 수소로의 연료 다양화
UAM·PBV 등 사업 다각화 추진


현대차, 기아 양재사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 기아 양재사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자동차에 집중했던 현대차그룹의 사업영역을 회장 취임 이후 단숨에 확장했다. 내연기관 중심의 완성차제조업은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등으로 다변화했고 로보틱스·UAM·PBV 등 신사업에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자동차에 국한됐던 사업영토를 모든 이동 수단으로 확장했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 회장은 수석 부회장으로 취임한 2018년 9월 이후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자율주행차, UAM·AAM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사업을 넓혀갔다. 정 회장의 이런 전략은 기존 현대차그룹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는 패스트 팔로워였지만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는 퍼스트 무버로써 넘어 시장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화석연료 벗고 미래를 위해 달려


정의선 회장이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첫 출발은 전기와 수소였다.

시작은 전기차였다. 현대차는 2020년 8월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새롭게 만들었다. 이름은 아이오닉. 브랜드명은 전기적인 힘의 결합과 분리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이온(ion)과 독창성(unique)이 결합된 합성어다.

같은 해 12월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공개했다. 당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가지고 있던 업체는 폭스바겐, GM 등에 불과했다. 기존 자사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용 플랫폼을 개조해 만들었다면 이번에 출시된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는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인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E-GMP 플랫폼.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그룹의 E-GMP 플랫폼.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E-GMP 기반의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EV6·GV60를 연이어 내놨다. 특히 아이오닉5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실내 공간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 각종 상을 휩쓸었다. EV6·GV60 등은 이들은 올해의 차, 디자인 등을 넘어 유럽 전문지 비교평가에서도 쟁쟁한 경쟁 모델을 제치면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최근 출시된 아이오닉6도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아이오닉6는 현대차 역대 최저 공력계수인 Cd(Drag Coefficient) 0.21을 기록했으며 전비도 1kWh당 6.2km로 1회 충전 시 최대 524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두 번째는 수소였다. 기존 승용 모델인 넥쏘에 집중되어 있던 수소차 라인업을 상용차로 넓혀갔다. 이에 대한 결과물인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는 스위스에 수출되며 유럽 내 수소 상용차 시장에도 진출했다. 또 현대차그룹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이탈리아 상용차 브랜드 이베코가 생산하는 차세대 수소 버스에도 탑재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있다.

현대차그룹의 UAM 구상도.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그룹의 UAM 구상도. 사진=현대차그룹

새로운 모빌리티를 꿈꾸다


정의선 회장은 단순히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에 국한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로보틱스·UAM·PBV에 향해있었다.

첫 시작은 로봇이었다. 지난 2020년 12월 현대차그룹은 '로봇 개'로 유명한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이하 B/D)를 인수했다. 하지만 당시 업계는 이를 두고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실제 B/D는 구글과 소프트뱅크에 연이어 인수되었지만 3년만에 다시 매물로 등장했다. 낮은 상업성이 이유였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우려를 깨고 인수 이후 로봇개 스팟을 산업현장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을 시작으로 GS건설 등에 투입되었고 해외에선 우크라이나 현장에 투입되어 지뢰·폭탄 제거 활동에도 사용되었다.

로봇개 스팟.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로봇개 스팟. 사진=현대차그룹

특히 정 회장의 로봇 사랑은 유독 남달랐다. 실제 현대차그룹이 B/D를 인수할 때 직접 2400억원 가량을 출연했다.

그가 그리는 로봇은 단순히 사업장에 투입되며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큰 성취를 이루고자 했다. 실제 정 회장은 지난 1월 CES 2022에서 로봇을 통한 인간의 더 나은 생활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그는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메타모빌리티로 확장할 것이며, 이를 위해 한계 없는 도전을 이어가겠다"며 "현대차의 로보틱스 비전이 인류의 무한한 이동과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은 로봇을 넘어 UAM에 집중했다. 이는 단순히 자동차, 로봇 등 하나의 사업이 기업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하나가 되어 산업간 시너지 효과를 내고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이끄는 기업이 되기 위함이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지난 2019년 UAM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우버와 PAV(개인용 비행체)를 기반으로 한 UAM 사업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또 미국 내 UAM 독립 법인의 이름을 슈퍼널로 확정하며 속도를 냈다. 최근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현대건설·KT·대한항공과 UAM의 성공적 실현, 생태계 구축 및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기아의 첫 번째 PBV 모델 니로 플러스.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기아의 첫 번째 PBV 모델 니로 플러스. 사진=기아

로봇과 UAM를 통해 새로운 미래먹거리 발굴에 힘쓰는 한편 주력사업인 자동차를 확장한 사업에도 관심을 가졌다. PBV가 대표적이다. PBV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탑승객이 목적지로 이동하는 동안 맞춤형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한 새로운 개념의 이동형 모빌리티 콘셉트다.

실제 현대차는 기존 니로 EV를 기반으로 파생형 PBV 모델인 니로 플러스를 내놓았다. 이 모델은 기존 니로와 다르게 높이와 길이를 각각 80mm·10mm 늘려 넓은 공간을 확보해 택시 및 개인·법인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UX 테크데이 열고 미래 PBV의 UX 개발 방향성 및 신기술 공개했다.

중심은 자율주행 구현


정의선 회장이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을 통한 완전한 '자율주행' 구현이다. 자율주행은 자동차·PBV·UAM 등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모든 사업과 연결 지을 수 있다. 이들 모두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이동의 자유성을 보장해주고 더 나은 삶을 위한 공동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컴퓨팅 기업 엔비디아와 기술 개발 협력을 확대했고 앱티브와의 자율주행 합작법인인 모셔널을 설립했다. 또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에 자율주행 실증 데스트베드를 구축했다. 최근 자율주행 기업 포티투닷(42dot)을 인수와 KT와 7500억원 상당 주식 맞교환을 한 것도 이의 연장선이다.

정의선 회장이 앞선 투자와 사례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자동차를 만드는 제조회사가 아니다.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 그리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이 되는 것이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