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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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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양극화 심화

상반기 77%로 2.3%p개선…삼성 등 75.9~78%에 분포
당국도 보험료 인하 유도…중소형사는 따라갈 수밖에 없어

지난 8일 오후 하늘에서 바라본 조남JC 인근 고속도로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8일 오후 하늘에서 바라본 조남JC 인근 고속도로 모습. 사진=뉴시스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1%로 전년 동기(79.4%) 대비 2.3%p 개선돼 2017년(77.8%)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발맞춰 금융당국도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손해율 감소는 실질적으로 대형사에 국한됐다. 중소형사나 온라인 보험사의 경우 높은 손해율에도 불구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당국의 차보험료 인하 정책에 따라가야 하는 입장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의 약 85%를 차지하는 손해보험사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의 손해율은 75.9~78.0%에 분포했다. 영업이익은 각각 2146억원, 1158억원, 1715억원, 90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중소형사와 온라인사인 MG손보·흥국화재·하나손보·캐롯손보 등의 손해율은 각각 99.0%, 84.1%, 87.5%, 101.5%로 나타났다. 영업손실은 각각 30억원, 54억원, 43억원, 302억원이었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차보험료 인상 혹은 인하 방향 유도에 중소형사나 온라인사는 회사 방향과 역행해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실제, 지난해 흥국화재는 94.7%의 손해율에도 불구하고 차보험료를 1.2% 나 인하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5%를 기록하며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영업손익은 3981억원으로 전년 (-3799억원)보다 7780억원 증가해 2017년 이후 4년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이에 지난 4월 주요 보험사들은 평균 보험료를 1.2~1.4% 인하한 바 있다. 이 기간 MG손보·흥국화재·하나손보·캐롯손보 등은 각각 107.7%, 94.7%, 91.2%, 131.7%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액 만도 각각 72억원, 84억원, 110억원, 556억원이었다.

이들 중소형사들의 경우 대형사대비 가입자가 훨씬 적고 사업비도 적다. 한 번 사고가 발생하면 손해율이 급격히 올라간다. 고객의 이탈을 촉진하는 결과도 불러온다. 실제, 중소형사로 분류되는 메리츠화재·한화손보·롯데손보· MG손보·흥국화재 등 5곳의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줄었다. 2020년 상반기 기준 10.3%였던 점유율은 9.6%(2021년 상반기), 9.1%(올 상반기)로 줄었다.

자동차보험 시장 양극화 현상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빅4사들은 브랜드 파워와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우량 계약을 먼저 흡수한다. 손해율을 낮출 수 있는 노하우도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반면, 중소형사는 사고율이 높은 고객층이 많고, 대형사에 비해 보험금 지급이 커질 가능성도 크다. 흑자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또 가입자 수도 적어 사고가 한번 발생하면 건 당 손해율 변동폭도 매우 크다. 한 중소형 손보사 관계자는 "최근 손해율 개선으로 자동차보험 수익성이 과거보다 좋아지면서 빅4사들 위주로 점유율 확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낮은 중소형 보험사들은 사실상 차 보험 비중 확대에 관심이 없다"며 "시장점유율이 10% 이상은 돼야 그나마 사업 효율성이 나지만 중소형사들은 그러지 못하다 보미 사실상 차보험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차보험 손해율 감소는 코로나19와 고유가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 차보험료 인하 압박도 부담이다. 실제, 중소형사인 하나손보의 경우 손해율 변동성 리스크를 줄이고자 기존 차보험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장기 보장성 상품의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대형사들은 우량고객 확보를 위해 상품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사고 변동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연말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험업계에선 향후 차보험 시장의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본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대형사의 시장점유율은 2017년 80%를 돌파한 이후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는 시장 상황은 물론 각 보험사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돼야 한다"며 "현재처럼 금융당국이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을 지속하는 경우 중소형사들의 생존여부도 갈수록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이라 강조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