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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하고 로봇 도입…건설현장 스마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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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하고 로봇 도입…건설현장 스마트해진다

정부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 S-Construction 2030' 본격 추진
안전·환경 등 시대적 요구에도 디지털화 농업보다 낮은 6% 그쳐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ENG 등 대형건설사 디지털화 전환 시동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성물산 래미안 원베일리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성물산 래미안 원베일리 공사 현장. 사진=연합뉴스
건설현장이 기존 종이도면·인력 중심에서 디지털·자동화·로봇 도입을 통해 스마트하게 변신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공공사업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 건설현장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 강화에 나선 건설업체들도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에 시동을 걸고 있다.
26일 건설업계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2030년까지 건설 현장을 디지털·자동화하는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 S-Construction 2030'을 추진한다.

건설업의 디지털화는 6%에 그치며 농업(10%)·제조업(28%) 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 인력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기존 인력중심 방식도 한계에 도달했다. 국내 건설현장 인력은 61%가 50대 이상으로 청년층 진입이 저조해 숙련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안전·환경 등의 시대적 과제를 생각하면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한 상태다. 현장 중심으로 작업이 진행되는 건설업 특성상 사고 위험이 높고 국내 건설안전 사망자(연간 약 400명)는 전체 산재의 약 50%를 차지한다. 또 전체 폐기물에서 건설 폐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46%나 된다.

국토부는 먼저 공공사업을 중심으로 건설 전 과정(설계·시공·유지관리)에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적용한다. BIM은 자재·제원정보 등 공사정보를 포함한 3차원(3D) 입체 모델로 건설 전 단계에 걸쳐 디지털화된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기술이다.

또 BIM이 현장에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데이터 작성기준 등 표준을 규정한 BIM 시행지침을 제정하고, 설계도서·시공상세도를 BIM으로 작업하여 성과품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관련기준도 개정한다. 설계기준·시공기준 등의 건설기준(719개·현행 PDF 방식)도 컴퓨터가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형식(온톨로지)으로 디지털화해 BIM 작업의 생산성을 높인다. 또한 BIM 설계에 소요되는 대가기준을 SOC 분야별로 마련하고 적정대가가 지급될 수 있도록 예산편성 지침에의 반영도 추진한다.

BIM 도입은 신규 공공사업을 대상으로 공사비 규모·분야별로 건설 전 과정에 걸쳐 순차적으로 의무화한다. 하반기 BIM 도입이 빠른 도로 분야부터 1000억원 이상에 우선 도입하고, 2023년 철도·건축, 2024년 하천·항만 등으로 확대한다. 이후 500억원(2026년)·300억원(2028년) 이상으로 적용을 확대하고 BIM 조기 안착을 위해 사업 성과 등을 고려해 일정을 당겨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생산시스템도 기존의 인력·현장 중심에서 장비·공장 중심의 '탈현장 건설'(OSC·Off-Site Construction)을 추진한다. 단위 부재 또는 유닛(여러 부재가 합쳐진 모듈 등)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이후, 현장에서 레고블럭처럼 조립하는 방식이다. 기상 등 외부요인이 적어 공사기간이 20%에서 최대 50%까지 단축되고 실내 작업에 따른 균일품질 확보·안전개선·자재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민간 확산을 위해 지원도 강화한다. 설계업체의 BIM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가 수주로 이어지도록 종심제 평가항목에 BIM 역량평가를 신설한다. 또 내년부터는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BIM 역량을 갖춘 업체·공공기관이 국제표준(ISO 19650) 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민간에서는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외 사업을 수행 중인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스마트건설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 최초로 BIM 국제표준 'ISO 19650'을 획득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로봇암(Robot-arm) 기반의 건축용 3D 프린터 개발과 이를 활용한 비내력벽 시공법 개발을 위한 공동 기술개발에 나섰다. 건축용 3D 프린터는 모르타르 등을 배합한 재료를 출력해 적층으로 건축물을 구현함으로써 비정형 비대칭 건축물 구축·공사 기간 단축·원가 절감·품질 향상·안전사고 발생률 감소·친환경 등의 기존 건축 방식 대비 장점을 보유한 차세대 건축 기술이다.

이달 15일 두 번째로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한 현대건설은 건축·주택사업본부 전 현장에 클라우드 기반 BIM 협업 시스템을 구축한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9년 BIM 활성화 TFT를 발족해 맞춤형 BIM 전략을 수립하고 상품별 최적 적용 수준을 정립하는 등 BIM 경쟁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현재 건축·토목사업본부 내 BIM 전담조직을 중심으로 전략 수립, 수주·수행 기술지원, 사내지침 표준화 등 업무 체계를 구축하며 BIM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지식산업센터 현장 스카이브릿지 건설을 위한 프리콘(본격적인 시공에 앞서 시공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 검토하는 과정)에 스마트건설기술 △홀로렌즈 △3D 스캐닝 △IOT 센서 등을 적용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기존 일부 공정에만 적용됐던 프리콘을 구조물 조립부터 설치 마감까지 아우르는 전 공정에 적용함으로써 시공 정확성을 제고하고 근로자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스카이브릿지를 시작으로 고난이도 특수공정에 프리콘을 확대 적용해 시공품질 극대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박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onp7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