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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GM 크루즈 '무인 택시' 영업, 출발부터 삐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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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GM 크루즈 '무인 택시' 영업, 출발부터 삐그덕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율주행 크루즈 택시들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북부 고프스트리트에 있는 교차로 인근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운행을 멈추고 떼로 모여 있다.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율주행 크루즈 택시들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북부 고프스트리트에 있는 교차로 인근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운행을 멈추고 떼로 모여 있다. 사진=트위터

자율주행 전문기업 크루즈를 두고 있는 미국 최대 완성차 제조업체 GM이 미국 관계당국의 허가를 받아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시범 택시 영업에 최근 착수하면서 이른바 ‘무인 택시’ 시대가 열릴 가능성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운전기사는 물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안전요원도 탑승하지 않는 명실상부한 무인 택시를 승객으로부터 돈을 받고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크루즈가 전세계에서 처음이기 때문이다.

또다른 주요 자율주행 업체인 구글 계열의 웨이모와 경쟁에서 GM이 우위를 차지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크루즈가 축배를 드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갈 길 잃은 채 여러대 모여 장시간 교통체증 유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영업용 크루즈 무인 택시에 승객이 오르는 모습. 사진=크루즈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영업용 크루즈 무인 택시에 승객이 오르는 모습. 사진=크루즈


일렉트렉 등 외신에 따르면 쉐보레 볼트 EV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 크루즈가 택시 영업에 들어간 것은 지난달 22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샌프란시스코 북서부 지역의 지정된 구간에서만 교통량이 적고 인적이 드문 저녁 10시부터 다음달 오전 6시까지 영업하는 것을 조건으로 운행을 시작했고 기본요금은 기존 택시보다 다소 낮은 5달러(약 6500원) 수준이다.

문제는 크루즈 택시가 영업에 들어간 지 8일째인 30일 자정 무렵에 일어났다.

테일러 오건이라는 이름을 쓰는 트위터 이용자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에 따르면 고프 스트리트 구간의 교차로 부근에 여러대의 크루즈 택시가 운행을 중단한 채 도로를 사실상 점거해 크루즈 측 관계자가 출동하기 전까지 여러시간 동안 교통체증을 유발한 모습이 이날 카메라에 잡혔다.

이 장면과 소식은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등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이 장면을 가장 먼저 목격했다는 한 시민은 레딧에 올린 게시물에서 “문제의 광경을 처음 봤을 때 로봇들이 인간을 마치 죽이려는 듯 모여있는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나중에 크루즈 직원들이 출동해 몰고 갔지만 (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초현실적인 장면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크루즈 직원들이 20분 쯤 뒤에 출동했지만 크루즈 택시들을 실제로 끌고 가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거리 미화원들이 도저히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장시간 교통체증을 유발한 크루즈에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루즈 측은 문제의 사고가 일어난 사실은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인명 사고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하면서도 어떤 문제로 그같은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웨이모 자율주행차도 지난해 비슷한 사고


구글 계열의 웨이모 자율주행차가 지난해 10월 샌프란시스코 리치몬드 디스트릭트의 막다른 구간에서 갈 길을 잃은 채 도로를 점거하고 있는 모습. 사진=CBS이미지 확대보기
구글 계열의 웨이모 자율주행차가 지난해 10월 샌프란시스코 리치몬드 디스트릭트의 막다른 구간에서 갈 길을 잃은 채 도로를 점거하고 있는 모습. 사진=CBS


그러나 이런 유형의 사고는 크루즈 택시가 처음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CNBC에 따르면 크루즈의 최대 경쟁사 웨이모가 택시 영업에 투입하기 위해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 여러대가 지난해 10월 샌프란시스코 북서부 리치몬드 디스트릭트에서 시범 운행을 하던 중 막다른 구간에서 갈 길을 잃은 채 모여 있는 장면이 목격된 적이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CNBC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그동안 자율주행차의 자율운행 능력이 사람의 운전 능력을 능가할 것이라고 주장해왔지만 크루즈 택시와 관련한 이번 사건은 그런 주장을 과연 믿을 수 있는지 의문을 품게 한다”고 지적했다.

CNBC는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이번 사건이 잘 보여주고 있다”면서 “관련업체들도 당초 예상한 것보다 자율주행차를 상업화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