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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현대엔지니어링, 상장후 물량 부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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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현대엔지니어링, 상장후 물량 부담은?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 2040만9290주…현대차 오너가와 계열사 지분은 상장후 6개월간 매도 제한 vs 우리사주조합 물량은 1년간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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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IPO(기업공개) 후 상장되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물 물량) 이슈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지난 2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공모 구조에서 구주 매출 비중이 높다는 지적에 “회사에 필요한 신주 규모 및 기존 주주의 자금 소유 등을 고려해 구주 매출 수준을 결정했다”고 답변했습니다.
현대엔지너이링은 이번 공모 주식 1600만주 가운데 일반공모가 400만주에 불구하고 1200만주가 현대차그룹 오너가와 계열사의 구주 매출이어서 현대차 오너가와 현대차 계열사를 위한 공모라는 지적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90%가량에서 70%가량으로 낮아지는 수준이어서 그룹 내 현대엔지니어링 지위 또한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6개월 후 보호예수 물량 매도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대엔지니어링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서 상장 이후 유통가능 주식수 및 주식의 대규모 매각 위험 요소에 대해 공시하고 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예정주식수 7995만3410주 가운데 25.5%에 해당하는 2040만9290주는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유통가능물량의 경우 상장일부터 매도가 가능하므로 이로 인해 주식가격이 하락할 수 있으며 추가적으로 최대주주등 의무보유 대상자의 의무보유기간, 우리사주조합의 의무예탁기간이 종료되는 경우 추가적인 물량출회로 인해 주식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인 현대건설 및 특수관계인은 이번 공모시 구주매출 할 1200만주를 제외한 공모 후 보유할 5954만4120주(공모 후 상장예정주식수의 74.5%)를 유가증권상장규정에 의거 상장일로부터 6개월 간 의무보유합니다.
이번 공모를 통해 취득 예정인 당사의 우리사주조합 물량 320만주는 상장 후 1년간 한국증권금융 우리사주조합 계좌에 의무예탁되며 통상 보통주의 예탁일로부터 1년이 경과하기 이전까지 처분할 수 없습니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주식수는 청약 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이번 공모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우리사주조합이 320만주의 보통주를 취득했을 경우 의무보유 대상이 아닌 주식수는 2040만9290주(공모 후 상장예정주식수의 25.5%)가 됩니다. 우리사주조합이 아닌 주주에게 발행된 보통주가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유통가능물량의 경우 상장일부터 매도가 가능하므로 이로 인해 주식가격이 하락할 수 있으며 추가적으로 최대주주등 의무보유 대상자의 의무보유기간, 우리사주조합의 의무예탁기간이 종료되는 경우 추가적인 물량출회로 인해 주식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그룹 오너가와 계열사는 이번 공모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 주식 1200만주를 구주매출로 매각합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주식 534만1662주를 팔아 지분을 4.45%(356만1308주)로 낮춥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주식 142만936주를 매각해 지분을 2.67%(213만1404주)로 떨어뜨립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주식 201만3174주를 매각해 지분 8.57%(685만4226주), 기아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161만1964주를 팔아 지분 6.86%(548만8236주)를 갖게 됩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 우리사주조합이 공모에서 예정된 320만주를 매입하면 현대차 오너가와 계열사들이 구주매각 주식과 우리사주조합이 사들인 320만주가 상쇄되며 880만주가 빠져나가는 구조가 됩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모 후에는 유통제한물량이 5954만4120주가 됩니다.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현대차 오너가와 계열사가 보유한 주식은 상장후 6개월간 매도가 제한되고 우리사주조합이 공모한 물량은 상장후 1년간 팔수 없게 됩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와 함께 최대주주 등의 높은 지분율에 따라 이해관계 상충의 위험이 있다고 공시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이 공모 후 총 발행주식의 36.7%를 보유할 예정이며 공모 후 현대건설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약 70.5%로서 과반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주주의 승인을 요구하는 모든 사안에 대한 통제권을 보유하며 보유지분 매각, 경영권 변경 등 타 주주들의 이해관계와 상충되는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지적하면서 투자자분들께서는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타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의사결정이 가능한 사안은 △이사직의 선임 또는 해임 △합병, 혹은 전체 또는 대규모 자산 매각, 그리고 기타 중요기업거래에 관한 승인 △회사정관의 변경 △보통주에 대한 배당 발표 등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투자원금손실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공시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요예측을 거쳐 당사와 주관사단과의 합의를 통해 결정된 주식의 공모가격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시장에서 거래된 시장가격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며 공모 이후 주식의 시장가격은 하락할 수 있으며, 상장 이후 투자자는 공모가격이나 그 이상의 가격으로 주식을 재매각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투자설명서에서 이번 공모 시 위험 요소들을 공시하고 있지만 김창학 대표가 지난 25일 “앞으로 6개월 후 보호예수 물량 매도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데 대해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오너가의 보호예수 물량과 관련한 처분 여부는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이 직접 밝혀야 할 사안이지 김 대표가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한 조치이며 현대차 오너가의 보호예수 물량이 6개월 후 매도로 실현될 경우 자칫 법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