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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롯데지주, 적자기업 한국미니스톱 3134억원에 사들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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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롯데지주, 적자기업 한국미니스톱 3134억원에 사들인 이유?

롯데지주 지난해 9월말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2383억원에도 한국미니스톱 인수…세븐일레븐·미니스톱 매장 합치면 1만4000여개로 편의점 3강 굳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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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가 편의점 업계 5위인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했습니다.

롯데지주는 지난 21일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인수가는 3133억6700만원입니다.
한국미니스톱은 당기순이익이 지난 2019년 –12억원, 2020년 –138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한국미니스톱은 편의점 업황이 악화되면서 인수가격이 2000억원대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롯데지주는 한국미니스톱 인수 경쟁자였던 신세계그룹의 이마트24와 사모펀드 운용사인 앵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보다 더 높은 금액을 써내며 한국미니스톱 인수자로 최종 선정됐습니다.

롯데지주는 한국미니스톱 인수로 2600여개 점포와 12개 물류센터를 확보하게 됐고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의 매장을 합치면 1만4000여개로 늘어나 편의점 업계 3강 체제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일본미니스톱의 모회사인 일본 이온그룹은 지난 1990년 대상과 손잡고 미니스톱 한국법인을 세우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대상이 2019년 한국미니스톱 지분을 모두 정리하면서 일본 미니스톱이 지분 100%를 갖게 됐습니다.

한국미니스톱은 2월 결산법인으로 2020년 회계년도에 매출액 1조795억원, 영업이익 –143억원, 당기순이익 –13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국미니스톱의 2020년도 회계말 기준 자본총계는 844억원, 부채총계 2623억원, 자산총계 3467억원을 나타냈습니다. 부채비율이 311%에 달합니다.
롯데지주가 2년 연속 적자를 보이며 부채비율도 311%에 이르는 한국미니스톱을 3134억원에 인수한 데는 빠른 시일내에 편의점 업계 3강 체제를 굳히면서 편의점 사업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8년 한국미니스톱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에도 한국미니스톱 인수에 눈독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일본미니스톱이 한국미니스톱 인수가격을 6000억원 상당 요구했고 가격이 맞지 않아 인수를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롯데지주는 3년여만에 한국미니스톱을 2018년 당시 호가 가격보다 절반 정도의 가격에 사들인 셈입니다.

롯데그룹은 지난 1999년 4월 1일 롯데리아로부터 편의점 사업을 분리해 코리아세븐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편의점 사업 확대에 나섰습니다. 세븐일레븐의 1호점은 지난 1989년 5월 오픈한 올림픽선수촌점입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2000년 당시 4위였던 바이더웨이의 지분 100%를 인수해 시장 영향력을 강화한 바 있습니다. 그후 바이더웨이는 9년간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어 오다 2019년 세븐일레븐과 합병됐습니다.

롯데지주는 한국미니스톱 인수로 계열사로 코리아세븐과 한국미니스톱의 2개의 편의점 업체를 갖게 됐습니다.

롯데지주의 지난해 9월말 현재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383억원으로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기에는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약간 부족한 형편입니다.

그러나 롯데지주의 연결기준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1066억원에 달해 계열사의 자금 등을 활용하면 한국미니스톱 인수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리아세븐의 지난해 9월말 개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219억원으로 롯데지주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보다 836억원이 더 많습니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세븐일레븐이 그동안 GS25와 CU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에 롯데지주가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 편의점 사업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미니스톱 인수 경쟁자였던 이마트는 한번에 점포 수를 늘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면서 편의점인 이마트24의 점포 확대의 동력을 잃게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