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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e종목] 인텔, 기술주 급락 속 꾸준히 상승 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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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e종목] 인텔, 기술주 급락 속 꾸준히 상승 왜 ?

인텔 로고. 사진=로이터
인텔 로고. 사진=로이터
반도체 경쟁에서 패배해 고전 중인 인텔이 뜻밖에도 새해 들어 부활하고 있다.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를 비롯해 첨단 기술능력을 확보한 경쟁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급격한 주가 하락에 직면한 것과 대조적으로 첨단기술에서 적어도 2년은 뒤처진 것으로 평가받는 인텔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피닉스처럼 완전히 타고 남은 재에서 다시 태어난 것이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온다.

탄탄한 주가


CNBC에 따르면 인텔은 21일(현지시간) 기술주 폭락 장세 속에서도 선전했다. 주가가 52.04 달러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장중 53.13 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들어 인텔 주가는 1.05% 올랐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21일 2.7% 넘게 급락했다. 올 전체로는 11.99% 폭락했다.

반도체 기술에서 인텔을 크게 앞서가는 엔비디아, AMD 등은 이와 대조적으로 약세다.

엔비디아는 21일 3.2% 급락했고, 올들어서는 벌써 20.53% 폭락했다.

AMD도 크게 다르지 않다.

21일 2.53% 급락해 올들어 낙폭이 17.44%에 이른다.

지난해까지 흐름은 달랐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38% 폭등했고, AMD는 68% 급등했다.

나스닥 지수도 21.4% 뛰었다.

반면 인텔은 간신히 하락을 면했을 뿐이다.

새 CEO가 흐름 갈라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인텔이 전기를 맞은 것은 지난해 새로 지휘봉을 잡은 팬 젤싱어 최고경영자(CEO) 덕이다.

자동차 업계 베테랑 제임스 팔리가 포드자동차 새 CEO로 취임한 뒤 포드가 도약 발판을 마련하며 두각을 나타낸 것처럼 인텔 역시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젤싱어가 취임하면서 성장 전환의 도약대를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프트웨어 업체 VM웨어에서 지난해 인텔로 둥지를 갈아 탄 젤싱어는 인텔의 성장을 확신하고 있다.

젤싱어는 이달 중순 링크드인에 올린 동영상 메시지에서 인텔이 새로 개발한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알더레이크(Alder Lake)가 인텔을 다시 반도체 세계의 승자로 되돌려 놓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알더레이크 개발 덕에 AMD가 이제 백미러로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다시는 운전석 창문으로 앞서가는 모습을 보지 않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엔비디아, AMD 치열한 경쟁 속 주가 고평가


젤싱어의 장담과는 달리 아직은 인텔이 이들을 따라잡는 위치에 있다.

오랜 부진 속에 인텔이 경쟁에서 크게 뒤처져 반도체 제왕 자리를 내려놓은지가 꽤 오래 됐기 때문이다.

리사 수 CEO의 리더십을 발판으로 AMD는 지난 5년간 PC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고, 덕분에 시장 점유율이 대폭 상승했다. AMD가 젠 반도체를 출시해 CPU 시장점유율을 11% 가까이로 끌어올린 2017년 이후 AMD 주가는 1200% 폭등했다.

같은 기간 아이셰어즈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도 300% 급등했지만 인텔은 고작 45% 오르는데 그쳤다.

인텔 CPU는 엔비디아, AMD 반도체에 비해 성능이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새 CEO가 지휘봉을 잡은 뒤 성장 전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최근에는 마이크론 출신인 데이비드 진스너를 부사장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해 투자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인텔이 지난해 12월 자율주행 사업부문인 모빌아이를 분사하기로 최종결정한 것도 주가 상승 전환에 도움이 됐다.

2017년 150억 달러에 주고 산 모빌아이는 지금 기업가치가 500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텔 주가가 상승하는 배경은 엔비디아, AMD 주가가 고평가 돼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인텔이 이들을 따라잡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기보다 엔비디아와 AMD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만큼 좋은 실적을 계속 내기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평가가 인텔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이퍼샌들러의 하시 쿠마르는 20일 AMD 주식 추천등급을 하향조정했다. 반도체 시장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성장성에 의문이 든다는 것이 이유였다.

인텔이 엔비디아와 AMD의 주무대인 그래픽 반도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도 배경이다.

서스퀴하나 인터내셔널 그룹의 크리스 롤랜드 애널리스트는 20일 분석에서 인텔의 아크 반도체가 PC 게임 시장의 주요 CPU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AMD, 엔비디아와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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