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2월 기존주택 판매, 매물부족에 4.6% 감소...부동산 시장 전망은 불확실

미국의 지난해 12월 기존주택 판매가 매물 부족으로 4.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로는 612만채가 팔려 15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여전히 수요가 탄탄하기는 하지만 주택시장 전망은 불확실하다. 치솟는 금리와 원자재 가격이 주택 가격을 더 끌어올려 수요 위축을 부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택건축 업체들의 전망도 하향조정됐다.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전미부동산협회(NAR)가 공개한 지난해 12월 기존주택 판매 통계는 복잡한 부동산 시장 흐름을 잘 보여줬다.

우선 인력난, 자재난 등으로 신축주택 공급이 달리는 가운데 집주인들이 추가 가격 상승을 예상하거나, 겨울철을 맞아 이사 가기를 꺼려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서 주택 공급 부족으로 판매 규모가 줄었다.

지난해 12월 기존주택 매물은 91만채에 그쳐 2020년 12월에 비해 14.2% 급감했다. 현재의 판매 속도로 보면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 재고가 1.8개월분에 그친다. 1982년 NAR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저수준이다.

이때문에 거래가 끝난 기존주택 매매 규모는 연율기준 618만채로 전월비 4.6%, 전년동월비 7.1%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로는 기존 주택 판매 규모가 모두 612만채에 이르렀다. 2020년보다 8.5% 증가한 규모다.

2006년 이후 15년만에 최대 규모였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강세가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밀레니엄 세대의 '생애 첫 내 집 마련'이라는 실수요가 탄탄한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주택시장 상승세 관성이 당분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최소 4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뛰고 있어 모기지 금리가 더 뛰기 전에 먼저 집을 사고보자는 수요가 넘쳐나고 있다.


매물 부족과 넘치는 수요 속에 집 값 오름세는 멈출 기미가 없다.

지난해 12월 매매된 주택 가격 중앙값은 35만8000 달러로 1년 전인 2020년 12월 가격에 비해 15.8% 폭등했다.

11월 상승폭이 소폭 둔화됐던 집 값 오름세가 높은 수요 속에 다시 가팔라졌음을 뜻한다.

지난 한 해 전체로는 거래된 주택 가격 중앙값이 34만6900 달러로 집계됐다. 사상최고 수준으로 1999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7% 급등했다. 주택 소유주들은 지난 한 해에만 집 값 상승으로 앉은 자리에서 평균 5만200 달러를 벌었다.


그러나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주택시장 활황세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키뱅크는 18일 밤 분석노트에서 연준이 금리인상 채비를 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공사비 상승 압박이 심화할 것이라면서 주요 건축업체 주식들의 추천등급을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케네스 제너 키뱅크 애널리스트는 DR 호튼, 레나, KB홈, 톨브라더스 등 주요 건축업체 추천등급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제너는 역사적으로 볼 때 이들 종목은 실적 하락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우호적인 주식시장 펀더멘털을 압도한다면서 과거에도 이같은 일이 반복된 적이 많다고 설명했다.

제너에 따르면 1969년 이후 19차례 긴축기에 이들 종목 주가는 32% 급락했다.

주택 건축업체들은 금리상승, 인플레이션, 심각한 구인난 속에 주택 신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